노키아와 삼성전자가 카메라폰의 원조를 자부해온 일본 휴대폰업체를 제치고 지난해 4분기 카메라폰 시장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시장조사기관을 인용해 29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양강체제를 구축한 노키아와 삼성전자 두 회사가 최신 카메라폰 분야의 주도권도 장악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노키아의 카메라폰 출하량은 전체의 14%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12%로 늘어나 일본-스웨덴의 합작사 소니에릭슨(12%)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작년 상반기까지 카메라폰 시장의 선두그룹이던 NEC(10%), 파나소닉(10%)은 각각 4위와 5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상반기 카메라폰 출하량 순위에서 노키아는 3위, 삼성전자가 5위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반년 만에 상황이 역전된 셈이다. 일본 휴대폰업체들은 그동안 CCD, 렌즈 등 뛰어난 카메라 광학기술과 한발 앞선 3세대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하이엔드 카메라폰 보급을 선도해왔다. 그러나 세계 최대 카메라폰 내수 시장에 안주하는 동안 노키아와 삼성전자는 집요하게 수출물량을 늘리면서 일본과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노키아의 카메라폰 판매를 담당하는 멀티미디어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1억5000만달러로 전분기에 비해 두배나 증가하는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세계 휴대폰 시장의 35%를 차지한 노키아 입장에서 카메라폰 점유율 14%란 수치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이는 현재까지 노키아 제품이 화소, 액정 크기 등에서 아시아 경쟁 제품보다 사양이 뒤지는 데다 카메라폰 시장이 일찍 형성된 한국과 일본시장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노키아가 지난해 출하한 카메라폰은 총 1100만대로 일본 NEC의 1310만대보다 적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랭킹 5위(6.9%)에서 6개월 만에 2위(12%)로 뛰어오른 여세를 몰아 세계 시장에 고급형 카메라폰을 대규모로 수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억1000만대로 추산되는 세계 카메라폰 시장에서 뛰어난 상품기획력으로 일본은 물론 노키아까지 밀어내고 세계 1위 업체로 올라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닐 머스톤 영국 담당 애널리스트는 “한국·일본에서의 판매부진에도 불구하고 노키아는 올해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수요증가를 기반으로 카메라폰 1위 자리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상승세를 몰아 올해 1∼2분기 동안 노키아에 버금가는 카메라폰 생산량을 기록하며 선두자리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예측했다. 한편 지난해 세계 카메라폰 출하량은 총 8400만대, 전체 휴대폰 시장의 16%를 차지해 지난 2002년도 카메라폰출하량 1800만대에 비해 기록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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