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터넷을 얼마나 생산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을까’ ‘인터넷 이용률과 PC 보급률만으로 계층간, 세대간 정보 격차를 측정할 수 있을까’ 국내 인터넷 보급률이 65%에 달하고 있지만 인터넷이 무조건 생산적인 활동에만 사용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단시일 내 정보화가 급진전된 우리나라는 정보화 불평등, 인터넷 중독, 성인·폭력·자살 사이트 등 역기능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실을 고려해 개개인의 실질적인 정보화 수준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집단간 정보 격차 현황을 수치화할 수 있는 지표가 개발돼 향후 정책 수립 및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격차 객관적 측정 가능해진다=한국정보문화진흥원(원장 손연기 KADO)과 고려대학교 정부학연구소는 최근 ‘정보격차 지수 개발 및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개념의 정보 격차 지표 체계인 ‘개인정보화지표(PII:Personal Informatization Indices)’를 개발했다. 기존의 정보화 관련 지표가 인터넷과 PC의 이용률 및 보급률 등을 단순 수치화한 것이라면 이번에 개발된 지표는 정보화가 진행되는 수준과 속도,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개인의 정보화 능력과 질적 정보 격차 지수를 도출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정보화지표는 △국민 개인의 정보통신 시스템 접근 가능성을 측정하는 접근성지수(PAI) △컴퓨터·인터넷 사용 능력을 측정하는 역량지수(PCI) △양적·질적 활용 정도를 재는 활용지수(PUI)로 구성됐다. 그림 참조 △어떻게 활용되나=각각의 지수를 측정하는 설문지에는 개개인이 인터넷을 주로 어떤 용도로 활용하는지, 쓸 줄 아는 프로그램은 무엇무엇인지, 컴퓨터가 일상 생활에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등을 묻는 문항이 포함된다. 따라서 이 지표를 적용해 대국민 조사를 실시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인터넷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실태를 파악할 수 있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보다 현실적인 정책 수립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진흥원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보 불평등 계수’를 산출해낼 계획이다. 이 계수는 소득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 계수의 산출 툴을 참고로 해 정보 불평등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수치화하기 위한 것이다. △내달 말 최종 보고서 나와=현재 진흥원은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전국 7세 이상 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이 지표를 적용한 지수 산출 작업을 추진 중이며 내달말 ‘2004년 정보격차 지수’를 골자로 한 최종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정보 격차에 대한 논의가 ‘단순 정보 기기 보급’에서 ‘활용 격차’로 이전되고 정부도 이에 따라 ‘양적 격차 해소’가 아닌 ‘질적 활용 능력 제고’로 정책 수립 방향을 바꾸는 만큼 이 지표의 개발이 매우 시의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최두진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정보격차연구센터장은 “인터넷 보급률에 의한 정보 격차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해도 내용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집단간 활용 격차는 상당히 벌어져 있는 현실”이라며 “질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정보 격차 지수 개발은 사실상 전세계적으로 처음”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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