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연합(EU)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전자태그(RFID)’의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월마트 스토어즈, 메트로, 막스앤스펜서 등 구미 대형 유통업체들이 거래처를 대상으로 연내 RFID를 활용해 도난 방지 및 물류·재고 관리의 효율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구미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이 실험이 아닌 실제 적용이라는 점에서 현재 범정부 차원의 실험 단계에 착수한 일본과는 다르며 향후 유통 분야의 RFID 표준화 주도권을 장악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세계 1위의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지난해 말부터 거래처 가운데 상위 100개사와 RFID 도입을 위한 협의에 착수했다. 의류·일상용품 등이 적용 대상이며 거래처로는 질레트·프록터앤갬블(P&G)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내년 1월까지 미국 내수용 상품의 진열대나 상품 겉상자에 RFID를 부착할 예정인데 향후 수년간 약 30억 달러 정도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5위인 독일의 메트로는 상위 거래처 100개사에 올 11월까지 RFID 부착을 요청했다.오는 2006년까지는 300개사로 확대할 예정이다.영국의 막스앤스펜서는 이미 점포에 운송되는 식품에 RFID를 부착한 플라스틱 박스를 채용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신사복에 부착해 판매하는 실험도 마쳤다. 이들 업체들이 정보 처리 규격으로 ‘EPC(전자제품번호)’ 를 채택하고 있는데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단체가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메트로도 EU 소매업체인 영국의 테스코, 프랑스의 까르푸, 미국 인텔 등과 공동으로 이 표준의 EU 보급을 목표로 관련 단체를 발족한 상태다.두 단체는 EPC에서 정보를 주고 받는데 사용하는 통신 주파수를 915㎒로 통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컨설팅업체인 AT커니는 RFID 활용으로 소매 점포나 창고 등의 인건비를 연 7.5%, 재고는 5%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IDC의 경우 최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RFID 관련 투자가 오는 2008년까지 13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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