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가 연구진들의 ‘연봉 1억 만들기’를 통해 연구실적 향상과 이공계 기피현상에 적극 대응하는 등 ‘과학기술인 기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른바 과학기술계에도 스타로 대변되는 ‘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과짱(과학기술자짱)’ 만들기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5일 과학기술계 및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따르면 출연연 및 이공계 대학은 연구자들의 1억 연봉자 배출을 위해 연구실적이 나온 만큼 챙겨갈 수 있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실적위주의 배분정책을 통해 연구자 사기진작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과 정부가 승부를 걸고 있는 신성장동력의 성패가 이들 과학기술인의 사기에 달려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지난해부터 연봉 1억 받는 교수 및 직원 만들기에 나서 30여명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이를 위해 KAIST는 우선 인센티브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기술이전으로 생기는 수익금의 70%를 과감하게 인센티브로 지급하기로 한 것. 이와 함께 한해 연구실적 및 기여도에 따라 최대 30%까지 연봉지급의 차등을 두는 등 출연연에서는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조치를 잇달아 시행하고 있다. 올해에는 교수 및 직원 695명 가운데 10%인 70여명 정도가 연봉 1억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를 할 계획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올해부터 전국 출연연 처음으로 인센티브 없이 순수하게 연봉만 1억원 이상 받는 ‘바이오 짱’ 만들기에 나설 방침을 천명했다. 연봉 1억 이상을 내걸고 최고급 인력을 유치하기만 한다면 탁월한 연구성과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생명연측은 이와 함께 기술이전 수익금에 따른 인센티브를 최대 50%까지 해당 연구자에게 배분할 수 있도록 제도를 대폭 개선, 올해 연구결과만 제대로 나와주면 특정과제와 기업 수탁·기술이전 수익금 등의 인센티브를 모두 합쳐 연봉 1억대 이상 연구자도 꽤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퀄컴사와의 소송에서 승소한 이후 받은 연체 기술료 분배금 1200억원 중 자체 배분이 가능한 300억원대의 자금을 다시 분배하기 위해 인센티브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화학연구원과 항공우주연구원, 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에서도 1억 연봉자가 조만간 배출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출연연 관계자는 “제도를 좀 고쳤다고 해서 정부로부터 정해진 인건비를 받아쓰는 입장에서 연봉을 1억씩 주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적어도 인건비 등 자원 배분에 관해서는 기획예산처가 관여하기보다는 집행 자체의 부실 여부만을 관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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