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컴팩 합병 이후 서버시장에서 제2의 지각변동이 이뤄질 것인가.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후지쯔 본사의 유닉스서버 사업 통합 소식을 접하는 국내 서버 업계의 반응은 한마디로 놀랍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추진 배경=세계 유닉스서버시장에서는 1위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며 고전하는 있는 가운데 2위 HP와 3위 IBM이 뒤를 쫓고 있다. IBM은 컴퓨터 기술의 최고 업체답게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성능 유닉스 서버에서 강세를 보이며 맹추격하고 있다. 따라서 선으로서는 유닉스 서버 분야에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시장점유율 회복과 기술력 강화라는 두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반면 후지쯔는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4위이긴 하지만 시장점유율이 4%에 불과해 1∼3위를 독자적으로 따라잡기는 힘든 형국이다. 특히 후지쯔 본사 전체적으로 하드웨어 사업과 통신 사업이 고전을 거듭하며 대규모 적자의 늪에 빠져있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22일 도쿄에서 만난 선의 스콧 맥닐리 회장과 후지쯔의 아키구사 나오유키 회장이 결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예전부터 두 업체가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어왔다는 점은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어디까지 사실인가=이해당사자인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한국후지쯔는 물론 한국HP와 한국IBM 등 경쟁사 모두 컴팩 합병 이후 한국HP와 한국IBM의 ‘2강 체제’로 굳어질 것처럼 보였던 국내 서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며 사실 여부 파악에 나섰다. 한국후지쯔측은 “양사 협력에 대한 문의에 대해 본사에서는 협력을 강화할 뿐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언론을 통해 처음 소식을 접했다는 유원식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사장은 “지난 HP-컴팩 합병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합병은 이런 방식으로 외부에 공표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며 “보도 이후 본사에 사실 여부를 확인했지만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 외에는 어떠한 코멘트도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이와 함께 “서버사업부 통합이나 합병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공동생산이 진행된다면 각국 판매 인프라도 변화될 가능성을 아주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망했다. ◇국내 서버 시장 영향=국내 유닉스 서버 시장은 컴팩코리아를 합병한 한국HP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2위 자리에 있던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한국IBM으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한국썬의 작년 유닉스 매출은 분기별 60∼68억원의 매출을 올리다가 올해 들어 60억여원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후지쯔는 작년 4분기부터 17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선발사업자와 격차를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후지쯔가 유통·금융·제조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며 특히 하이엔드 분야에서는 한국썬과 그리 경쟁이 심하지 않아 양사가 영업에서 공조를 취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한국HP마저 위협하고 있는 한국IBM의 영업을 방어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결국 서버 시장은 ‘2강-1중-1약 체제’에서 3강 구도로 변할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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