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매틱스 단말기업체들이 일전을 벼르고 있다. 이동통신업체에 이어 완성차업계도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앞다퉈 서두르면서 본격적인 단말기 특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대오토넷·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전장부품업체들이 신제품을 속속 발표한데 이어 삼성전자·LG전자 등 굴지의 대기업도 가세,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720억원 규모이던 텔레매틱스 시장은 완성차업계가 본격 사업에 나선 올해를 기점으로 1300억원대로 늘어나고 2010년에는 연간 7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초기에는 이 가운데 단말기 판매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빅4’ 대결로 압축=텔레매틱스 단말기 제조업체는 현재 크고 작은 업체를 모두 합쳐 2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완성차업계가 차량 출시 이전에 단말기를 옵션화해 판매하는 비포마켓(befor market)사업을 서두르면서 텔레매틱스 시장은 완성차업계와 제휴를 맺은 현대오토넷·현대모비스·삼성전자·LG전자 등이 주도하는 4강체제로 급속히 재편될 조짐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르노삼성차의 SM5에 단말기를 공급하면서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오는 11월부터 대부분의 차량에 단말기를 기본사양으로 채택할 움직임이어서 협력업체인 현대오토넷·현대모비스·LG전자 3인방의 거센 추격이 예상된다. 이들은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이동통신업체의 단말기 공급권을 놓고도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표 참조> 이밖에 대우정밀과 카포인트가 GM대우차와 삼성화재에 단말기를 공급중이나 단말기 보급율은 저조한 편이다. ◇차별화로 승부수=‘빅4’의 대결은 자존심 경쟁 양상까지 보여 더욱 흥미진진하다. 전자업계 라이벌인 삼성과 LG가 맞붙는데다 같은 현대가(家)지만 번번이 사업영역이 겹치면서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현대오토넷과 현대모비스가 각각 현대·기아차 비포마켓과 애프터마켓 파트너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저마다 차별화된 성능과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각오다. 현대오토넷과 현대모비스는 다소 가격은 비싸지만 여러가지 기능이 구현되는 고급형 단말기를 선보인다. 네비게이션 등 기본적인 텔레매틱스 서비스 구현은 물론 TV, 인터넷, MP3, CD플레이어 등 멀티미디어 기능까지 통합, 단순한 정보단말기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수단으로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엑스라이드’는 첨단 음성인식기능까지 내장됐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실속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이즈도 4인치 안팎으로 줄이고 기능도 무선 인터넷을 통한 정보수신이라는 텔레매틱스 고유 기능에 충실한 편이다. 단말기 가격도 100만원 이하로 낮춰 대중화에 무게를 뒀다. 자동차부품연구원 이수영 본부장은 “텔레매틱스 단말기의 경우 무엇보다 초기시장의 브랜드 파워가 향후 시장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여 단말기업체들은 초반 승부에 강한 승부욕을 보일 전망”이라며 “단말기의 성능이나 마케팅 전략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서비스업체의 콘텐츠 질이 단말기 판매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만큼 어떤 서비스업체를 파트너로 두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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