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의 캐치프레이즈인 ‘차안의 멀티미디어 세상 구현’은 곧 자동차의 첨단 IT화를 말합니다. 이는 세계 완성차업계의 과제이기도 하죠. 현대오토넷은 전자 및 정보통신 외에 네트워크 기술까지를 자동차에 접목해 ‘정보차전(情報車電)’의 리딩 컴퍼니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최근 사상 최대 반기매출(3009억원)을 발표한 현대오토넷에 국내외 자동차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이어 터진 독일 하먼베커그룹으로의 피인수설, 북미 빅3 직수출 추진, 중국시장 공략 등은 이 회사의 가치를 한껏 높이고 있다. 강석진 사장(54)은 첨단 자동차로 급변하고 있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오토넷의 위상을 높이는 기수 역할을 자임한다. 현대오토넷의 주력 제품군은 오디오, AV, 내비게이션, DVD 등 한마디로 차안의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제품들. 이와 함께 미래 신기술로 꼽히는 텔레매틱스, 차량용 네트워크(MOST·CAN·LIN), 운전자정보시스템(DIS) 등이 연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90년대부터 내비게이션, AV, 비디오 CD체인저 등을 국내 최초 상용화했습니다. 10월부터는 차량 정보화의 총아로 불리는 텔레매틱스, DIS, 디지털 오디오 등을 속속 시장에 선보입니다. 특히 연말에 출시되는 디지털 카 오디오는 우리가 세계 최초 개발한 것입니다. 수천억원으로 추산되는 관련시장 선점이 기대됩니다.” 연말 미국 애프터마켓시장에서의 디지털 오디오 출시는 공급선 다변화의 커다란 변혁이기도 하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기아차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오디오 수출에 사활을 걸겠습니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M&A와 관련해서는 “하먼베커가 현재로서는 유력하지만 최대주주인 현투증권(34.98%)과 하이닉스(23.42%)의 협상에 맡길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 사업 전략 현대오토넷은 지난 85년 현대전자 전장사업부로 발족한 이래 20년 가까운 세월을 자동차 전장부품 한 우물만을 파온 전문업체다. 차량용 오디오, AV, 내비게이션 등의 멀티미디어기기와 각종 전자제어장치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체 직원(1200명)의 약 25%인 300여명이 연구인력이다. 이 회사의 최대 과제는 멀티미디어 부문을 확대하는 동시에 텔레매틱스, DVD 내비게이션, 디지털 카 오디오, DIS, 차량용 네트워크 등 신규 분야에서의 매출 극대화다. 그 선봉에 선 것이 바로 세계 최초로 개발한 ‘디지털 카 오디오’. 올해 말 최대시장인 미국에 OEM이 아닌 직수출로 문을 두드린다. 디지털 카 오디오는 각종 신호를 디지털 소프트웨어로 처리해 전파수신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DVD 수준의 음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블루투스를 내장해 이동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및 콘텐츠를 카 오디오로 즐길 수도 있다. 세계 카 오디오 시장이 디지털화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만큼 향후 획기적인 매출증대는 꿈이 아니다. 이미 빅3 중 한 회사와 직수출를 두고 구체적인 협상에 착수한 상태며 10월에는 미국 방송장비쇼에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중국, 미국, 유럽, 일본 등 4개 권역으로 구분해 멀티미디어 제품군의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반기 수출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121.3% 성장한 240억원에 달하며 올해 수출로만 1000억원대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하나의 핵심사업은 단연 텔레매틱스와 DIS로 압축된다. 오는 2005년이며 국내시장만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텔레매틱스 부문에서 내수시장 선점이 예상된다. 조만간 상용화될 현대차 텔레매틱스의 공급권을 확보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보다 큰 개념의 차량 정보화 시스템인 DIS분야에서는 현대모비스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이미 현대차와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을 만큼 기술적인 우위를 자랑한다. 2006년 매출 1조원의 자동차 전문 멀티미디어 업체로 도약한다는 중장기 전략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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