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차원의 전자무역 추진기구 국가전자무역위원회는 21세기 새로운 무역패러다임인 ‘전자무역’에 대한 우리 정부와 업계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전자무역이 향후 우리 국가 경제와 산업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범정부 차원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특히 이 같은 공감대 형성은 일선에서 뛰고 있는 업체와 전문가들에게는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프런티어적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이번 국가전자무역위원회 발족은 ‘민간주도-정부지원’이라는 지금까지의 전자무역 추진체계를 ‘정부·민간 공동추진’이라는 형태로 전환하는 계기로 작용해 우리나라 전자무역 발전을 가속화하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배경=국무총리 산하 국가전자무역위원회는 경제에서 전자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전자무역이 개별 부처·기관·기업의 권한과 능력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국가적 과제를 안고 있다는 특성 등이 고려돼 지난 3월 무역협회의 건의로 발족되는 것이다. 특히 전자무역의 업무 자체가 일반 정보화와 달리 무역상대국과의 경쟁 및 협조가 필요한 독특한 사안이기 때문에 범정부 차원의 구심체를 중심으로 관련기관간 협력을 이끌어내면서 추진해야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다. ◇추진일정=지난주 국무총리가 국무총리 직속 국가전자무역위원회 설립을 공식 승인하면서 국무총리 훈령의 법적기반이 마련됐다. 이미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국가전자무역위원회 구성·운영 방안은 확정된 상태로 이달안에 국가전자무역위원회 규정을 제정하기 위한 법제처의 사전 심사가 완료된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9월 제1회 국가전자무역위원회가 개최되고 부처별·기관별 추진사항을 종합한 ‘전자무역촉진종합계획(3개년)’도 마련된다. ◇조직구성=범정부적인 전자무역 추진체계로서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민관 합동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 여기에는 재정경제부, 법무부, 행정자치부, 문화광광부, 산업자원부, 정보통신부, 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관, 기획예산처 등 9개 부처 장관과 국무조정실장, 통상교섭본부장, 관세청장(12명)을 비롯해 한국무역협회장, 전경련회장, 대한상의회장, 중소기업중앙회회장, KOTRA 사장 등 민간위원이 참여한다. 특히 위원회는 대외무역법에 설치근거 마련이 불가능해 총리훈령 제정을 통해 협의조정기구로 설치한다. 또 위원회의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 산업자원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실무위원회가 만들어지며 민관 합동전담반으로 무역정책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전자무역추진TF가 구성된다. ◇역할=전자무역위원회는 전자무역추진의 기본방향 및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전자무역추진과 관련한 부처간 업무조정 역할을 한다. 또 전자무역관련 법·제도 정비 및 개선에 관한 사항을 점검하며 상시적으로 전자무역 추진에 관한 주요사항을 논의하게 된다. ◇과제=국가전자무역위원회 구성은 전자무역이라는 국가프로젝트의 큰 그림에서는 시작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이뤄진 인프라 구축작업이 보다 통합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되는 기틀을 마련한 것에 불과하다. 전자무역추진의 형태가 갖춰진 만큼 이제 힘을 합쳐 목표를 향해 나가는 추진동력의 제공이 필요하다. 가장 큰 동력은 정부와 업계의 지속적인 관심이고 그에 버금가는 동력은 투자와 인적 인프라의 지속적 공급이다. 전자무역이 21세기의 새로운 무역패러다임이라는 사회적 합의는 이뤄졌다. 이제 범국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한민국 전자무역프로젝트‘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모든 관계자들이 인내와 추진력을 갖고 보살펴야 할 때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민간전자무역추진위원회 활동성과 지난해 8월 전자무역추진을 위해 민간 차원에서 만들어진 전자무역추진위원회(위원장 현명관)는 다양한 전자무역인프라와 절차를 구축, 개선하면서 전자무역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들의 활동은 곧바로 ‘국가전자무역위원회’가 만들어지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전자무역추진위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전자무역 관련 기술을 반영한 ‘전자무역문서 표준화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수출입 유관기관들의 요건확인 업무를 전자무역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유관기관 업무환경 분석 및 무역프로세스 개선 방안을 수립했다. 또 전자원산지증명 발급시스템의 전국 확대, e무역상사 사업 추진, 통합무역관리솔루션 보급사업 시행 등 전자무역 인프라 확립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전자무역추진위는 또 관세청과 협력해 민원인이 수출입신고 단계에서 수출입요건 확인기관 등에 제출할 자료를 일괄 전자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무역절차를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무역업무 단일창구 구축, 수출입 부대비용의 전자결제시범사업, 수출입 유관기관 전자민원시스템 구축 등 전자무역의 기본인프라가 되는 실질적인 사업에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기고-국무역협회 이석영 부회장 인터넷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비약적 발전과 위력에 이끌려 전자무역이 우리 무역업계의 화두로 등장한 지도 수년이 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미 약 4년전부터 전자무역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와 전자무역이 가져다줄 이점에 주목하고 내부조직 정비와 사업 발굴을 통해 전자무역 인프라 구축에 힘써온 바 있다. 여기에는 전자무역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무역분야 e마켓플레이스(e-MP)의 육성·지원에서부터 전자무역 전문인력의 양성, 무역 EDI 등 전자무역 인프라의 구축 지원, 전자무역의 풀뿌리 정착화를 위한 지방 시·군 단위의 전자무역 홍보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무역협회 내에 민간전자무역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무역플랫폼, 금융, 물류·통관, 법·제도, 마케팅 등 분야별 전문가들로 워킹그룹을 구성해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범 국가차원의 전자무역 기반 조성을 위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저런 노력의 결과로 최근에는 전자무역의 필요성이나 효용 자체에 대해서는 정부와 민간을 불문하고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본다. 오늘날 국제시장에서는 제품 자체의 질적 우수성 못지 않게 편리하고 효율적인 거래방식이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따라서 비용절감과 무역프로세스의 효율화라는 전자무역의 이점이 우리의 수출여건을 개선하고 수출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이제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는 오는 9월 국가전자무역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향후 전자무역을 보다 진일보한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노력이나 성과에 대한 정리와 함께 시행착오나 미진했던 부분에 대한 치열한 자기성찰도 필요하다고 본다. 돌이켜 보면 지난 몇년간 전자무역은 정부나 무역협회를 비롯한 일부 주체가 일방적으로 고삐를 쥐고 물가로 끌고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와중에서 전자무역을 목놓아 부르는 소리가 메아리없는 외침이 되거나 때로는 전자무역에 대한 회의를 불러일으킨 적도 있었을 것이다. 여기서 얻게 된 교훈은 바로 정부나 무역협회 등에서 추진하는 정책적·재정적 지원 못지 않게 무역업계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전자무역의 최종적인 이용자이자, 최대 수혜자는 정부나 유관단체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무역업계다. 오늘날 소비자의 끊임없는 수요나 욕구가 역으로 신제품 개발과 기술촉진을 부추기듯, 전자무역도 무역업계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갖고 자세를 새롭게 할 때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발전이 가속화될 것이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과 인력이 뒤처지는 중소기업이야말로 전자무역의 최대 수혜자란 점에서 전자무역이 진정한 뿌리를 내리려면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동참이 요구된다고 본다. 전자무역은 말 그대로 무역이라는 프로세스에 디지털 기술을 접합한 것이지만 이것은 결코 양자의 물리적 결합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자무역이 추구하는 것은 1+1이 아닌 그 이상의 시너지 효과다. 디지털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따라서 이러한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전자무역도 어느 하나의 고착된 틀이 있을 수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디지털 기술의 응용을 통해서 무역이라는 기본틀 자체를 변화시키려는 창조적인 생각과 노력이 전제될 때만이 진정한 전자무역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 IT수출 세계 4위라는 사실에서 말해주듯 디지털 강국이라는 든든한 노잣돈이 있지 않은가. 따라서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경쟁국들보다 한발 앞서 전자무역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용을 활성화시킨다면 무역체질의 강화를 통한 우리경제의 재도약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이제 우리는 산·관·학이 합심해 지혜를 모으고 소매를 걷어붙여 ‘전자무역’이라는 우리의 희망을 담은 우주선이 힘차게 비상할 수 있도록 추진로켓의 역할을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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