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한해의 절반을 넘어 하반기 고개마루에 들어섰다. 지난해말부터 이어진 극심한 증시침체가 조금씩 풀려가는 듯한 모습이다. 증시전문가들도 올 하반기 ‘큰 장’은 아니더라도 대세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T산업의 큰 줄기를 이루는 주요 업종별로 하반기 전망을 짚어본다. ◇반도체=반도체업종은 올 하반기와 내년으로 갈수록 호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DDR D램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하반기부터 D램시장이 본격적인 활황기로 들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증권 서도원 연구원은 “D램의 세대교체가 진행되며 연말로 갈수록 D램 수요가 강해질 것”이라며 “현재의 수급상황과 재고수준 그리고 세대교체 상황을 고려하면 최근 DDR가격 상승은 하반기 상승의 맛보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D램 외에 플래시 메모리와 디스플레이의 성장세도 괄목할 만하다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관련주들은 하반기 업황호조에 대비, 주가조정시 저가매수하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들의 올해 주가 상승률이 경쟁업체들에 비해 저조하다는 점은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또 내년에는 올 하반기보다 반도체 업황이 더욱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 주가수준 자체가 한단계 레벨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통신서비스=‘증시안전판’이라는 역할에 맞게 실적이나 자사주 매입과 같은 긍정적 이슈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정성에 더 큰 비중이 실림으로써 상승장이라는 시황속에서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또 LG그룹의 통신업종 위상강화가 KT·SK텔레콤 등 시장주도 사업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LG그룹의 하나로통신 지분확대가 이뤄지고 3강으로서의 입지가 구체화되면 시장경쟁 또한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양성욱 연구원은 “LG그룹의 통신사업 강화가 SK텔레콤, KT에는 비용확대와 결부될 수밖에 없다”며 “기존 2강의 주가에는 일정정도의 부담을 주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통신정책도 하반기 통신업종을 뒤흔들 수 있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LG그룹의 통신사업 재편에 대한 정부정책 잣대가 어떻게 작용하느냐도 큰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정부 통신정책이 요금 등 규제장치보다는 시장개편과 경쟁구도 정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분기에는 실적향상과 자사주 매입을 근거로 SK텔레콤에 대한 투자가 유리하고, 4분기에는 KT가 상대적 우세를 점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하드웨어 및 장비=이동통신단말기부문은 3분기부터 실적호전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부터 수출과 내수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집중됐던 수출노선이 유럽이나 북미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부문의 성장세는 단말기부품·재료주의 성장세로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인탑스·유일전자·피앤텔·KH바텍 등 전통적인 시장강자들이 3분기 실적회복세를 뚜렷이 하며 주가에서도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장비업종도 KT의 50Mbps급 VDSL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다시한번 ‘VDSL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장비테스트에서 최종 낙점을 받는 업체의 상승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장비 애널리스트들은 통신장비업종 전체의 업황개선보다는 업체별 주가차별화가 더 큰 특징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엔터테인먼트 업종으로 분류되는 영화·게임·음반·애니메이션·카지노주 등은 상반기에 영화주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실적 및 주가가 그다지 양호하지 못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분야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호전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게임업체들은 하반기 신규게임의 상용화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 기대를 모은다. 액토즈소프트는 내달과 9월 각각 ‘A3’와 ‘리니지2’를 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게임업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으로 이로 인해 상반기보다는 나은 실적과 주가상승이 기대된다. 영화주들은 상반기 엔터테인먼트 업종내에서 가장 호황을 누렸다. 영화흥행과 자회사들의 실적호전이 겹쳤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흥행 예정작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데다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주가전망이 밝다. 온라인 유료화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음반주들은 유료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지 여부가 하반기 실적과 주가를 결정지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인터넷주들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실적개선과 주가상승이 기대된다. 다만 주가는 이미 종목별로 3∼8배 치솟은 상태기 때문에 상반기와 같은 폭발적인 모습을 보이긴 힘들 전망이다. 인터넷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전망은 오프라인 광고시장의 회복,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 여전히 밝다. 또한 넷마블에 이어 한게임도 게임가격을 인상할 예정이어서 엔터테인먼트부문의 매출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게 관련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결국 인터넷주들은 유료화, 아바타, 홈페이지에 이어 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수익원 대열에 가세함으로써 지속적인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업종이 됐다. 반면 소프트웨어주들은 전반적인 업종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 소프트웨어 주가는 어느 정도 IT경기에 후행하는 성격이 있는데 아직 경기가 회복되지 못한 데다 업체 난립에 따른 경쟁심화도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전자화폐와 무선인터넷주들은 성장 가능성이 부각되며 그나마 소프트웨어업종내 실적회복 및 주가상승이 기대되는 종목들로 꼽히고 있다. <증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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