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청와대는 국가 주요 정책에 대한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국정 운영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또 그 이면에는 ‘어떻게 정보기술(IT)을 정부 업무 프로세스에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가’를 청와대가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정책적 의지도 깔려 있다. ◇왜 추진하나=현행 체제에서는 단순 현황 위주의 정보만 관리되고 주요 정책 정보가 공유되지 못해 자칫하면 정보 왜곡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우려다. 즉 주요 국정과제 및 정책 정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체계가 아직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디지털 청와대는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 정책결정자가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국정과제나 정책 정보는 물론 주요 관심사항까지 실시간으로 관리·제공할 수 있는 전자적 관리체계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청와대는 부처별 주요 국정 현황과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언제·어디서나 업무 처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어떻게 구성되나=디지털 청와대는 △정책정보시스템(PIS:Policy Information System) △국정과제관리시스템(PMS:Project Management System) △성과평가시스템(PES:Performance Evaluation System) △청와대 내부 인트라넷 업무 포털(BHP:Blue House Portal) 등 크게 4개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또 효율적인 보고 및 관리체계를 위해 청와대를 정점으로 국무총리실과 모든 중앙부처,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들이 트리 형태의 구조로 전환된다. 따라서 부처별 주요 국정과제 추진 상황이 실시간으로 점검되고 청와대는 국정과제별 로드맵에 따라 계획 대비 진척 상황과 문제점 및 대책 등도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 대통령 지시사항 및 주요 국정과제는 물론이고 부처 내부의 장관 지시사항까지 디지털 청와대 시스템과 연계된다. 또 주요 정책결정자는 개인의 업무 특성에 맞는 업무 포털을 구성하고 사용자 권한과 콘텐츠별 보안수준 관리를 통해 정보 공유 및 활용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로 디지털 청와대 시스템 가운데 정책정보시스템(PIS)의 경우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책 정보는 물론 전략 및 분석까지 포함된다. 따라서 직접 정보를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아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상징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시스템에 의한 업무가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별로 시스템을 통합하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복안이다. ◇어떻게 추진되나=연말까지는 기본적인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 어떤 형태로든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방침이다. 따라서 이달 10일에 디지털 청와대 구축을 위한 정보화계획(ISP)사업을 공고, 사업자를 선정하고 오는 8월 말까지 ISP작업을 완료키로 했다. 또 오는 10월 PIS 개설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디지털 청와대(e-BH) 시스템 구축 1단계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디지털 청와대 구축을 위한 실무적인 작업은 청와대 최고정보책임자(CIO)를 팀장으로 정부 부처 CIO와 학계·외부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별도의 태스크포스가 맡게 된다. 따라서 실무추진팀은 기능 도출 및 표준화, 보안 등 분야별 세부팀으로 운영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관련기관간 합의 도출을 위한 실질적인 창구 기능도 수행할 예정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외고; 디지털 청와대에 거는 기대 -성균관대학교 정보통신공학부 정태명
디지털 청와대를 구축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세계적으로 인터넷 강국을 자처하는 한국이 이제야 청와대 디지털화를 추진한다는 것이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행정부의 중심인 청와대가 첨단정부의 모습을 갖추고 각 부처를 선도하려 한다는 사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정보화의 커다란 의미는 업무효율성을 증대하는 데 있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청와대도 국정과제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청와대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개선한다는 점에서 그 첫번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청와대는 집행의 업무보다 기획·관리·조정·평가 업무가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일반 부처에 비해 더욱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국가 경영의 중심축을 이루는 청와대의 입장에서 보면 효율성 이외에도 몇 가지 관점에서 디지털 청와대는 가치가 있다. 첫째, 감춰져 있는 국가 경영의 형태를 투명하게 드러냄으로써 신뢰받는 정부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민은 간간이 드러나는 정부의 숨겨진 모습에 많이 실망했고 가슴 아파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디지털화를 통해 국정운영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국민의 총체적인 참여를 통해 국가를 경영한다면 디지털 청와대는 정부의 신뢰 회복을 향한 첫걸음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둘째,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권력의 편중이 항상 문제가 돼왔다. 이는 부처의 독립성을 파괴했고 누가 청와대에 가까이 있는가 하는 것이 쟁점의 빌미를 제공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디지털 청와대가 갖는 정보의 종합 기능을 통해 권력 편중현상이 방지되기를 기대한다. 셋째, 시스템이 국정을 운영하고 대통령은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디지털 청와대가 완성되면 일상적인 국정운영은 시스템이 대행하고 대통령은 중요한 결정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다양하게 수집되고 분석된 지식정보는 대통령이 주요 국정 현안을 더욱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디지털 청와대가 개선된 정부의 시작이라고 할지라도 성공적인 디지털 청와대의 구축을 위해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디지털 청와대는 정보화의 역기능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한다. 즉 정보보호와 국민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기본으로 삼아야 하며, 또한 디지털 청와대를 통해 온국민이 국정에 총체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정보보호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시스템 기획 과정에서부터 인식하고 대국민 포털에 이르기까지 바이러스·해킹·내부자 정보 유출로부터 완벽에 가까운 정보보호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다. 또 디지털 청와대는 현정부가 표방하는 참여정부와 맥을 같이 해야 그 가치가 배가될 수 있다. 특정한 세대나 집단의 횡포는 방지해야 하며, 모든 국민이 인터넷 사용과 관계없이 균등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청와대의 주인은 대통령이지만 그는 모든 국민을 위해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언어폭력 등의 부작용이 방지되도록 설계돼야 하며 나아가서는 국민들의 꿈과 희망의 산실이 되는 디지털 정부의 모습을 가져야 한다. 디지털 청와대에 갖는 국민의 관심은 지대하다. 시작은 창대하고 끝은 감춰 버리는 용두사미의 사업이 되기에는 디지털 청와대가 갖는 의미가 너무 크다는 것을 구축팀은 각별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국가정보화를 완성시키고 지방자치단체의 운영을 중앙과 연계하는 한편 각 부처가 청와대를 중심으로 협력하고 경쟁하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디지털 청와대를 통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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