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의 장기화 조짐으로 한국 기업의 중동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 또 종전 후의 중동 비즈니스 환경도 정치적 불안정성과 국제 마찰 심화로 크게 호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이라크전쟁과 중동 비즈니스’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하고 전쟁 종결 이후의 중동 비즈니스는 복구사업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7일 밝혔다. 보고서는 전자업계의 경우 현재 중동지역의 물류환경 악화 문제까지 겹쳐 국내공장과 함께 동남아 현지생산 공장의 중동 수출이 위축되고 있으며 자동차는 물론 중동 수출비중이 높은 섬유업계도 수출차질에 따른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어려움은 이라크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지만, 전쟁이 종료된 후에는 많은 기업이 중동특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심해지지만 이라크 북구사업 규모가 커질 수 있고 유가상승과 함께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수입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종결 이후 이들 국가의 수입수요가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동지역에 대한 수출의 과거 추이를 보면 국제유가가 상승할 때에는 중동지역의 구매력이 높아지고 우리 수출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국제유가가 올해중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재 억제되고 있는 중동 산유국들의 수입 수요는 이라크전 종식 이후에 다시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이라크전쟁이 종식된 이후. 과거 중동전쟁 사례를 감안하면 이라크 전쟁이 끝나고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가 철폐되면 복구수요가 본격화돼 우리 기업의 수출 기회가 단기적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중동 비즈니스 환경은 포스트 후세인 정치체제의 불안정성, 미군정에 대한 국제적 마찰 문제, 반체제 조직 중심의 정권수립 여부, 신보수주의 노선과 중장기적 중동 불안 등 기회보다는 리스크가 훨씬 더 많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전후 일정 기간동안 중동 비즈니스는 장기적 불안요인을 고려한 단기수요 개척에 주력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특히 전후 사업발주 주체의 신용도, 지불능력 등을 고려해 장기적 투자가 수반되는 비즈니스는 초기에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중동 지역의 반미감정을 고려, 미국기술이나 상표는 되도록 강조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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