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Internet Protocol) 기술을 이용한 통신은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으나 실제 성공사례가 많지 않아 그다지 활성화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IP 인프라 구축이 꾸준히 늘고 있고 IP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통신서비스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IP를 기반으로 한 통신서비스 플랫폼 및 기술요소, 표준화 프로토콜 등의 관점에서 IP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IP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사례=이미 1990년대 중반 MS의 통신애플리케이션인 ‘넷미팅’을 이용해 IP 네트워크상에서 문자, 음성, 영상 통신이 시도된 바 있다. 하지만 상대방의 IP주소가 동적으로 변동되는 환경과 복잡성, 낮은 음성 품질 때문에 크게 확산되지는 못했다. 1998년 이후 일부 국제전화 트래픽을 기존 전화망이 아닌 IP망을 통하여 전송하는 인터넷국제전화 서비스 사업자가 대거 등장했다. 당시 인터넷국제전화 서비스는 통신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용자들이 이용했으며 일부 기업에서도 자체 IP망을 통해 장거리 전화 트래픽을 전송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2000년대 들어서 전세계 통신망 사업자들은 기존 TDM(Time Division Multiplexing) 기반의 통신인프라를 올IP(All IP) 기반으로 진화시키는 NGN(Next Generation Network) 구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유선통신망 사업자인 KT는 이미 IP 기반에서 다양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NGN 프로젝트 구축에 착수한 상태며 일부 기업들도 별도로 구축된 음성과 데이터망을 올IP 기반의 단일네트워크로 통합하기 시작했다. ◇IP 기반 커뮤니케이션 장비의 변천=1997년 중반 LAN 포트를 가지고 있는 윈도NT 기반의 PC에 텔레포니보드를 장착하여 기존 전화망과 접속시키는 VoIP 게이트웨이가 출시되었다. 주로 음성을 코딩, 압축, 패킷화하는 코덱기능에 중점을 두었고 라우팅과 콜 프로세싱은 H.323 기반의 게이트키퍼 서버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구조를 갖추었다. 2000년부터 VoIP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됨과 동시에 장비시장 규모가 커지자 데이터장비 업체들은 기존 RAS(Remote Access Server) 장비에 텔레포니모듈을 장착하거나 라우터 혹은 이더넷스위치에 텔레포니모듈을 장착하고 운용체계(OS)에 콜 프로세싱 소프트웨어를 추가한 VoIP 게이트웨이를 개발하여 시장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또한 2001년에는 그동안 사설교환기(PBX)를 만들어왔던 음성통신장비업체들도 IP 네트워크로의 통합화, NGN 구축, 데이터통신장비업체의 음성통신장비시장 진입 등의 영향을 받아 H.323 VoIP 게이트웨이 및 게이트키퍼 모듈을 장착한 ‘IP지원 PBX(IP Enabled PBX)’를 선보였다. 필자는 위의 두가지 접근 모두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데이터장비에서의 접근구조는 좀더 IP 친화적이고 개방적인 구조이지만 기존 전화망에서 사용했던 기능 및 특화된 솔루션들을 단독으로 지원할 수 없었다. 반면 음성장비에서의 접근구조는 기존의 다양한 전화기능을 그대로 제공하고 전화망 수준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데는 문제가 없었으나 PBX플랫폼에서 VoIP를 구현했기 때문에 IP가 갖고 있는 개방성 및 다양한 멀티미디어 통신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데이터장비업체들은 기존의 다양한 텔레포니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콜 프로세싱 서버를 설치하고 콜센터 솔루션 같은 특정 솔루션들을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서버를 추가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음성장비업체에서는 기존의 PBX를 미디어 게이트웨이로 변화시키고 호 처리, 게이트웨이 제어, 텔레포니 기능을 별도의 콜 프로세싱 서버가 처리하는 구조로 발전시키는 등 개방성과 확장성을 강화하고 있다. ◇IP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프로토콜의 진화=IP 텔레포니를 구현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프로토콜을 알아보자. △H.323:H.323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QoS(Quality of Service)가 보장되지 않는 LAN에서의 멀티미디어 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1996년 만들어진 권고안으로 현재 네번째 버전까지 만들어졌다. H.323의 아키텍처는 게이트키퍼, 게이트웨이, 터미널의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게이트웨이를 포함한 모든 IP 엔드포인트는 게이트키퍼에 등록한 후 호 설정을 위해서 상대방의 주소를 게이트키퍼에 요청한다. 이를 요청받은 게이트키퍼는 자신에게 등록된 엔드포인트의 정보를 파악하여 주소번역(Address Translations)을 수행한 후 요청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면 각각의 엔드포인트들이 셋업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림1 참조 △MGCP(Media Gateway Control Protocol):H.323은 애초에 LAN 상에서의 통신을 위한 것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대규모 네트워크로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의 IPDC (Internet Protocol Device Control)와 SPDC(Simple Gateway Control Protocol)를 기초로 만들어진 것이 MGCP다. MGCP는 IETF에서는 메가코(Megaco)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여러 VoIP 솔루션의 미디어 게이트웨이 제어 프로토콜로 적용되고 있다. △SIP(Session Initiation Protocol):SIP는 IETF에 의해서 만들어진 P2P(Peer to Peer)형태의 양방향 멀티미디어 통신 세션을 지원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 계층의 제어 프로토콜로 메가코 같은 IETF 프로토콜과 함께 사용된다. SIP는 HTTP와 같은 ‘질의-응답’ 트랜잭션 모델을 이용하며 엔드유저는 식별자(ID)로서 ‘SIP:KIM@Seoul.com’과 같은 형태의 ‘SIP URI(Uniform Resource Identifier)’로 구분된다. SIP 단말은 중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SIP서버로 ‘요청(Invite)’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통신을 시작하게 된다. 그림2의 예와 같이 요청자와 수락자가 각기 다른 SIP서버에 등록되어 있는 경우의 통신절차를 살펴보자. 김 부장의 PC에서 SIP클라이언트를 구동한 후 음성통신을 하기 위해서 장 대리의 SIP 전화기를 호출하면 김 부장의 SIP서버인 ‘서울’이 장 대리가 등록한 ‘부산’ SIP서버에 요청하여 장 대리를 호출하게 된다. 세션이 성립된 이후로는 SIP 서버를 거치지 않고 P2P간에 다양한 기능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 지게 된다. SIP는 텍스트 기반의 프로토콜로 H.323에 비해 복잡하지 않아 새로운 서비스 적용이 쉬울 뿐 아니라 음성은 물론 인스턴트메시징, 텍스트 채팅 같은 다양한 기능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차세대 통신프로토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IP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을 뒷받침하는 기술 적인 요소들=다음은 IP 통신을 지원하는 기술적인 요소를 살펴보겠다. △QoS:VoIP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음성처럼 즉각적인 통신을 요구하는 트래픽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였다. 그러나 네트워크의 레이어2 및 레이어3 상에서 QoS를 보장하기 위한 방법들이 소개되었고 현재 제공되는 대부분의 네트워크장비들은 각각의 레이어별로 음성을 우선 처리해 주는 QoS 규칙을 지원한다. △보안:LAN상에 있는 사용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패킷 스니핑(Sniffing)을 통하여 상대방의 전송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음성 패킷도 물론 예외는 아니며 VoIP트래픽을 감청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즉 타인의 통화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엿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통화내용이 기업의 비밀이거나 개인의 계좌번호, 주민번호, 비밀번호 등이라면 피해가 클 수 있다. 이러한 보안문제는 IP기반의 음성통신의 확산을 막는 장애요인 중 하나였으나 현재는 음성을 암호화하여 패킷화하는 VoIP 솔루션이 개발돼 보안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단말의 성능:현재 PC의 RAM과 CPU의 성능은 IP망에서 멀티미디어 통신을 하기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적인 프로세싱을 지원할 만큼 진보했으며 IP전화기에 탑재된 DSP(Digital Signal Processing)기술도 발전되어 IP를 이용한 음성전송이 저품질이라는 인식은 상당부분 해소되었다. △코덱(CODEC):현재 IP기반에서 음성을 전송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코덱은 G.711, G.729 그리고 G.723이다. 그러나 이러한 코덱 모두가 IP망에서 음성을 전송하기 위해 개발된 것은 아니다. 음성신호를 샘플링 및 양자화한 G.711과 다르게 음성신호의 상호연관성을 이용해 코덱 처리를 하는 G.729나 G.723과 같은 경우에는 트래픽 지연이나 패킷 손실이 빈번한 IP망에서는 음성품질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 IP 네트워크의 패킷 손실이나 지연에 견고한 코덱 알고리듬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어 이러한 코덱을 이용하면 VoIP 음성품질은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IP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도입의 혜택=먼저 기업의 경우를 살펴보면 전화망과 데이터망의 이중투자 및 별도 관리의 필요가 없어진다. 단일 IP망을 이용해 음성을 전송하므로 전화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직원 입장에서는 IP망을 이용해 기업의 통신인프라를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출장중인 직원이 호텔의 인터넷을 통해서 기업의 IP망에 접속한 후 소프트폰을 구동하면 회사내부에 있는 것과 동일하게 사내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다. 통신사업자 관점에서는 이미 가지고 있는 IP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다양한 통신 서비스의 추가 제공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점이다. 한 예로 IP 인프라를 투자할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통신사업자가 중앙에 설치된 공통 플랫폼을 호스팅 형태로 제공하는 ‘센트렉스(Centrex:Central office exchange service)’를 들 수 있다. ◇맺음말=기업과 통신사업자는 자원공유 및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추가가 용이한 IP망으로 기존 전화망을 통합해 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기업에서 네트워크는 단순한 자원이 아닌 중요한 경쟁력의 수단이 되었으며 이러한 수단을 한단계 향상시킴으로써 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통신사업자는 IP기반의 통신망에 다양한 기능의 IP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추가함으로써 네트워크의 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필자약력> 이근행 어바이어코리아 프로덕트매니저(KHLEE@avaya.com ) 94년 성균관대 전자공학과 졸업 94 ∼ 96년 데이콤 통신운용단 NW 엔지니어 97 ∼ 98년 데이콤 기술기획실 신사업개발 99 ∼ 2001년 데이콤 인터넷사업단 VoIP 프로젝트 매니저 2001년 영국 코벤트리공대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 2002년 ∼ 현재 어바이어코리아 컨버전스 프로덕트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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