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라운드가 시작되면서 무연(free Pb) 솔더링 기술이 기업의 미래생존을 좌우하는 핵심기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일본 등 선진국들이 납성분을 포함한 전자제품에 대해 역내 진입불가 등의 강력한 규제를 늦어도 5년 안에 시행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수년안에 납 등 유독성분을 내뿜어 환경을 오염시키는 부품들은 세계시장에서 퇴출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에 따라 부품·솔더 등에 납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무연 솔더링 기술 개발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기존 Pb-Sn 계열의 솔더가 이제까지 생산라인의 적용을 통해 신뢰성을 인정받는 등 솔더링 특성이 우수한 덕분에 널리 사용되온 터라 이를 무연 솔더로 대체하기란 녹록지 않다. 솔더는 기판에 각종 디바이스를 기계·전기적으로 연결하고 습기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내부열을 외부로 발산하는 등의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던 상황에서 이를 무연솔더로 교체하는 것은 마치 인간이 살아 숨쉬는 데 필요한 공기 조성의 환경을 달리하는 것과 맞먹는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 이같은 기술적 어려움 때문에 아직까지 원가비용·녹는점·젖음성·내열성·접합강도 등 특성 측면에서 Pb-Sn 계열의 솔더를 완벽하게 대체할 만한 무연 솔더 기술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주석(Sn)·은(Ag)·구리(Cu) 등을 주축으로 한 Sn-Ag 계열, Sn-Cu 계열 등 새로운 합금 형태인 무연 솔더링 기술 개발경쟁은 생산현장에서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무연 솔더링과 기존 솔더링의 가장 큰 차이점은 더 높아진 녹는점이다. 무연 솔더는 합금의 조성에 따라 녹는점이 195∼227도로 Pb-Sn 계열의 솔더 녹는점(183도)보다 꽤 높기 때문에 생산라인을 다시 디자인해야 하는 등 기술확보의 어려움이 뒤따른다. 또 무연 솔더가 완전 용해되는 온도는 225∼235도 사이인데 기판이 견딜 수 있는 최대 온도는 230∼240도 사이여서 공정상의 온도허용 범위가 대폭 축소돼 정밀한 부품조립 공정제어 기술을 요구하게 된다. 특히 부품 내부의 열손상은 전기적인 검사에서도 찾아내기 힘들어 자칫 고장을 수시로 유발하는등 제조물책임(PL)법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불씨를 안게 된다. 따라서 무연 솔더로 대체하기 위해 비용, 녹는점, 피로저항성, 기판과 금속층간의 계면반응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기술 개발이 국내외적으로 활발하다. 특히 플립칩·CSP·멀티칩모듈 등 패키징 기술의 발달로 각 요구조건에 맞는 솔더링 기술 확보가 환경무역장벽을 넘는 단초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기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은 일찍이 무연 솔더링 기술을 생산라인에 적용할 만반의 태세를 갖춘 반면 후발업체들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며 “무연 솔더링 기술 확보는 전자산업사에 한 획을 긋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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