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를 작동시키는 LCD구동IC(LDI)가 D램에 이어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반도체업계가 잠정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LDI시장의 선두그룹인 NEC·샤프·TI·세이코엡슨 등을 제치고 24%대의 점유율로 시장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닉스반도체·토마토LSI 등도 모니터와 노트북용 중대형 TFT LCD 뿐만 아니라 휴대폰에 들어가는 소형 TFT LCD, 컬러 STN LCD 등 주 응용분야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세계시장 규모가 약 27억달러(22억6000여만개)로 추산되는 이 시장에서 한국산의 점유율이 30%대에 달하고 있다. 또 국산화율은 70%대에 육박했으며 수출실적도 TFT LCD 및 보급형 액정표시장치(STN LCD) 모듈, 휴대폰 등 부품과 완제품용을 포함할 경우 6억∼7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시스템LSI 매출 18억달러 중 LDI 단일제품만으로 30%가 넘는 비중을 차지, 최고 효자품목으로 떠올랐다. 삼성은 올해도 이 부문에서 40% 이상의 신장률을 기대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휴대폰용 소스·게이트칩 등을 원칩화하고 채널수와 해상도를 높인 대형 TFT LCD용 등 후속제품들을 내놓아 올해 약 2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휴대폰용 원칩 LDI를 내놓은 벤처기업 토마토LSI는 국내외 휴대폰업체들로부터 주력 공급업체로 선정돼 지난해에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250%의 성장률을 목표로 했다. 국내 LDI업체들의 이같은 선전은 국내 LCD 패널 및 휴대폰업체들의 수출 호조세에 힘입은 것도 있지만, 초기부터 핵심부품 국산화를 목표로 반도체업체들과 시스템업체들이 전략적으로 협력하고 △선도기술 개발 △냉철한 시장분석 △과감한 설비투자 △원가경쟁력 확보 등의 노력이 상승작용을 일으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에 대해 “메모리반도체 국산화를 추진한 지 5년여만에 이뤄낸 대표적인 성과로 국산 비메모리제품으로서는 처음으로 전체 시장 1위를 넘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토마토LSI 최선호 사장은 “이제 국산 LDI는 기술력과 가격경쟁력 면에서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제품이 됐다”면서 “전략적 시장분석과 기술개발, 시스템업체들과의 공조 등으로 제2, 제3의 LDI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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