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대통령 선거가 이회창, 노무현 후보의 양강 구도로 치뤄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와 하나로국민연합 이한동 후보도 각각 IT 및 과학기술 분야의 세부적인 정책공약을 내걸고 유권자의 표심잡기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 두 후보의 공약을 점검 비교한다.
■권영길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에게 정보산업과 IT의 발전은 곧 사회제도의 근본적인 변화로 해석된다. 따라서 권 후보는 새로운 기술발전과 함께 우리 사회의 법제도도 그에 어울리게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보통신산업에서 정부의 올바른 역할도 공익성을 띤 강력한 중재자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학·기술분야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아닌 참여와 나눔의 과학기술’이라는 모토아래 IT·BT·NT산업 육성을 포함한 전체 과학기술 정책방향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적 전자정부론=현재의 전자정부는 ‘국민없는 전자정부’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 권 후보의 평가다. 따라서 국민이 전자정부를 더 이상 행정서비스의 인터넷화로 인식하지 않도록 소수의 정보를 제외한 모든 자료 및 업무현황과 계획을 공개하고 국민이 정책결정이나 집행에 직접 참여해 그 결과를 스스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적 전자정부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으로 권 후보는 다차원적 정부 CIO협의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이는 현재처럼 기계적으로 부처별 대표자를 선정해 정부 CIO협의회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적으로 유기적인 협조가 요구되는 부처간, 혹은 지방정부와 중앙부처간, 직급별· 직능별 다양한 형태의 CIO협의회를 자발적으로 구성하는 방안이다. ◇나눔의 과학기술 정책=기본적으로 과학기술정책은 구체적 기술수준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유능한 인력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대학의 성과를 단순하게 논문이나 특허로 평가하기보다는 ‘사회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대학 고유의 특성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비 지원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또 이공계열 대학원생에 대한 인건비를 현실화하고 BK21에서 조장하는 연구실내의 경쟁을 철폐함으로써 이공계열 대학원생의 학비나 생활비 부담을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노령화 사회에 대비한 기술들(gerontechnology), 재해 및 테러 상황에 대비한 안전방재기술·위험측정기술·테러대비기술체계, 생물자원이 풍부한 동남아시아 지역과의 협력을 통해 신약개발 및 생물다양성보전기술 등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틈새시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보격차 해소와 정보보호=정보접근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만이 지역간, 계층간 정보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따라서 저소득층과 장애인의 초고속망 이용을 지원하고 농어촌 지역의 정보화를 위해 동·리 단위의 기초자치단체가 보유한 공공도서관, 미디어센터, 문화시설 등을 통합해 인터넷 접속 및 일상적인 정보화 교육을 수행하는 기반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정보문화 기반시설은 농어촌과 저소득 지역에 우선적으로 설치하고 정부 보유자료의 DB화를 비롯해 각종 기관 및 기업의 정보공개를 의무화함으로써 정보의 독점화 현상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인터넷내용등급제 등 정보이용 규제를 완전 철폐하고 ‘사생활보호법’을 제정해 노동감시·도감청·개인정보 악용 등도 원천적으로 금지시킨다는 입장이다.
■이한동 후보 하나로국민연합 이한동 후보는 새로운 국부창출의 근원으로 지식정보화를 중시하면서 특화된 발전전략을 가지고 새로운 성장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전통산업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는 점도 지적하면서 전통산업과 신기술산업,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의 균형있는 발전을 통해 오는 2010년까지 ‘세계경제 7강’에 진입한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과학기술 투자확대=오는 2010년까지 세계 10대 과학기술 선진국 수준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과학기술 투자비중을 3% 이상 늘리고 기초과학기술은 물론 IT, BT, NT, ET, ST 등 성장잠재력이 큰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확대도 약속했다. 특히 과기부·정통부·산자부·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대학·정부출연기관·기업간 협력강화를 통해 ‘산·학·연 연구실’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과학기술 인력양성을 위해서는 평생교육 차원의 과학기술교육과 사회재충전시스템을 구축, 분야별 고급인력 수요예측과 적시 공급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과학기술자 사기진작을 위해 과학기술자에 대한 처우개선과 우수 연구자에 대한 포상 및 병역특례를 확대하는 동시에 초·중등학교에서의 과학기술 교육내실화도 약속했다. ◇중소·벤처기업 육성=중소·벤처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각종 행정체계를 종합적으로 정비하는 동시에 각종 규제 및 준조세성 부담도 대폭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중소기업 부도방지와 회생책 마련을 위해 화의법 및 회사정리법을 개정하고 신용보증기관을 통한 지원확대도 약속했다. 하도급 비리 상설감시기구를 설치해 대기업의 하도급 비리를 근절하고 심각한 인력난 해소를 위한 중소기업인력지원 법률 제정과 종합대책 마련도 공약으로 내놓았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시장개척단과 해외 전람회 파견 및 공동물류센터 지원 등을 통해 해외공동 마케팅을 유도하고 반도체, 생명공학 등 첨단기술 분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대선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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