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61)은 취임 100일째를 맞은 지난 10월 말, 세계일류도시 건설을 목표로 한 ‘비전 서울 2006’을 발표했다. 이날 선언한 시정 4개년 계획을 통해 그는 대중교통체계를 전면 개편해 지하철과 버스의 수송분담률을 2006년까지 75% 수준으로 높이고 시내버스를 모두 천연가스버스로 바꿔 먼지없는 깨끗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패션·애니메이션·컨벤션 등 서울형 신산업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민선 3기 4년 동안 별도의 정보화분야 4개년 계획을 추진함으로써 서울을 시민이 만족하는 최고의 정보도시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 수년 동안 건설업계 CEO를 지낸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정보화에 대한 이 시장의 신념은 확고하다. “한국 최고의 건설업체를 경영하는 데 있어 정보기술(IT)에 대한 전략적인 이해가 없이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또 제가 민간기업의 CEO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도 IT에 대한 안목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 시장은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후 IT를 직접 업무에 활용하면서 IT와 더욱 친근해졌다. 대부분의 행정업무 처리는 전자결재로 진행하고 서울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마련된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에도 수시로 접속해 시민들의 민원과 고충을 접하고 있다. 이제는 컴퓨터 앞에 앉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해 컴퓨터 앞에서 모든 일과를 마무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생활속의 정보화 구현을 위해 이 시장은 “그동안의 서울시 정보화사업은 정보시스템 구축을 중심으로 진행돼왔으나 앞으로는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시민들이 정보화의 혜택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민원안내·신청·접수·열람·발급 등 모든 행정민원을 안방에서 처리할 수 있는 전자정부서비스 환경을 조성하고 서울시가 보유한 각종 정보자료를 대폭 공개해 시민생활에 편익을 제공하는 등 대시민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다양한 행정정보시스템과 홈페이지들을 통합 운영하는 한편, 첨단 통신인프라를 활용한 모바일서비스 체제를 갖춰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전자정부서비스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춰도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정보접근능력이 미약하다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시민들의 정보접근능력을 높이기 위해, 특히 정보소외계층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입니다.” 실제로 서울시는 주부와 노인, 장애인 등 정보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온라인 정보화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경로당에는 PC나 프린터를 지원하고 중고 PC를 정비해 정보화 소외계층에 무상으로 보급하기로 했다. 또 지역정보 교환과 농산물 직거래, 물물교환 등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3개동을 사이버 시범마을로 지정하고 네티즌들이 서울시정이나 지역현안에 대해 직접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사이버시정시스템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이같은 각종 정보화사업에는 내년 2월에 개통되는 서울시 정보고속도로(e서울 넷)가 기본적인 인프라로 활용된다. 서울시 정보고속도로는 서울시 지하철 노선을 활용한 전용 초고속 광통신망으로 서울시 본청과 사업소, 25개 자치구, 정부중앙청사 등 36개 행정기관이 전용회선으로 연결되고 주민자치센터와 복지시설 등 70개 시설에 인터넷서비스가 무상으로 제공된다. 또 각 기관과 단체의 인터넷 통합이나 영상회의, 전자결재, 지리정보시스템(GIS), 공무원 및 시민에 대한 사이버교육 등에 활용됨으로써 그야말로 멀티미디어 행정정보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이 시장은 또한 두뇌집약적이고 기술집약적인 서울형 신산업 육성도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형 신산업은 고부가가치 첨단 무공해산업으로 벤처·영상·패션·디자인·소프트웨어산업 등을 말한다. “IT·벤처·디자인·애니메이션 등 서울형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바이오·게임산업 등에 대해서도 입지·자금·기술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것이며, 중소 벤처기업들이 한일 월드컵으로 널리 알려진 서울의 이미지를 통해 세계속으로 나갈 수 있도록 공동 브랜드화 사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신산업 육성을 위해 서울시는 입지·자금·판로·기술개발 등을 지원하고 창업 초기단계의 벤처기업을 위해 총 14곳의 창업보육센터를 이미 운영중이다. 또 벤처기업 집적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위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서울벤처타운’을 개관하는 등 종합적인 지원체제도 갖췄다. 특히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능력이 부족한 기업에는 서울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올해 말까지 2000억원을 신용보증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또한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조성사업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투기 붐이 일지 않고 조용하니까 DMC사업을 접은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전임시장의 사업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것이 DMC 조성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DMC 조성사업은 지역균형발전사업의 하나로 낙후된 서북부권을 신도심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며, 서울시는 DMC 지역이 세계적인 멀티미디어산업 집적지로 조성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기반을 마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DMC사업의 지속적인 추진과 함께 서울시는 환경친화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신교통시스템’의 도입도 검토중이다. 버스종합사령실(BMS:Bus Management System)을 구축해 버스 운행을 실시간으로 관리함으로써 적정한 차량 배차간격을 유지하고 교통카드 이용률도 10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결국, 대중교통 중심의 편리한 교통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내 교통시스템을 전면 개편하겠다는 것이 이 시장의 의지다. “서울시는 지난 수년 동안 정보화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기반 확충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직원 1명당 1대의 PC보급, 근거리통신망(LAN) 및 광역통신망(WAN) 구축, 전자결재율 99.1% 달성, 인터넷을 통한 민원처리 등 정보화 기반이나 수준 면에서는 세계 어느 도시와 견줘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정보화의 기본 방향을 시스템 구축 중심에서 활용 및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사이버 정책토론 등을 통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함으로써 정보화의 혜택을 모든 시민이 함께 누리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이 시장의 기본적인 복안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이명박 시장 프로필> △고려대학교 경영대 경영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수료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수료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펠로 스칼러십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한·소 경제협회 설립 준비위원장 겸 부회장 △국회 경제과학위원회, 도시개발연구회, 행정경제위원회 위원 △한나라당 혁신위원회 미래경쟁력 분과위원장 △대한전기협회 이사(현재)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운영이사회장 겸 부회장(현재)
<서울시 정보고속도로(e서울 넷)> 내년 2월에 개통될 서울시 정보고속도로는 지난 2000년부터 지하철 노선을 활용해 구축한 총연장 180㎞의 광통신망으로 서울시 주요 36개 행정기관을 연결하는 서울시 자체 초고속 정보통신망이다. 총 연장 180㎞ 중 159㎞ 구간을 지하철 노선을 활용, 도로굴착을 최소화했으며 전송시설도 행정정보서비스 전용의 기가비트 메트로 이더넷 전송망과 대시민 무료 인터넷서비스 전용의 동기식 광전송망으로 이원화돼 안전하고 보안성이 우수하다. 서울시는 정보고속도로를 활용해 오는 2003년부터 강북지역의 주민복지센터, 노인복지시설 등 70개 시설에 무료 초고속 인터넷서비스를 우선 제공하고 매년 이를 확대해 오는 2006년까지 400여개 시설에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각 기관들은 통신회선 임대사용 방식이 아닌 서울시 전용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이용함으로써 연간 36억원 정도의 예산을 절감하고 멀티미디어 행정정보의 유통도 가능해진다. 이같은 정보고속도로를 거점으로 서울시는 교통·환경·방재 분야의 모든 정보를 통합, 수용하는 세계적인 정보도시를 조성해 시민이 만족하는 디지털시정을 구현할 계획이다.
<서울시 신교통시스템> 매일 400대에 가까운 자동차가 늘어나는 서울은 지하철과 도로를 건설하는 데 있어서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다. 따라서 환경친화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신교통시스템’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현재 서울시가 검토중인 신교통수단은 모노레일·자기부상열차·피플무버(GRT:Group Rapid Transit)·PRT(Personal Rapid Transit)·노면전차(TRAM) 등이다. 이러한 신교통수단은 소규모 차량 운송시스템으로 고밀도 통행 유발지역의 접근수단 내지는 부도심 등 지역내부의 순환교통수단, 그리고 지구 내 업무통행 보조수단 등으로 이용하자는 개념이다. 하지만 교통체계 개편의 기본적인 골격은 대중교통을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만들어 굳이 도심에 승용차를 타고 나올 필요가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비효율적인 버스 노선과 운영체계의 개편이 최우선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이를 위해 버스에 위치측정시스템(GPS)과 무선송수신기를 설치, 버스의 운행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버스의 위치, 운행상태, 배차간격, 도착예정시간 등의 정보를 시민에게 제공하는 버스종합사령실(BMS:Bus Management System) 구축이 추진된다. 또 교통카드 이용률도 10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교통카드 이용자의 급증에 대비해 기존 시스템을 수정, 보완하는 방안과 함께 새로운 카드시스템을 구축하는 두가지 방안을 현재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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