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통과 외산제품의 공세를 겪고 있는 국내 소형가전업체들의 입지는 말그대로 생존의 기로에 섰다고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고가품은 고가품대로 선진국의 고급제품에, 저가품은 저가품대로 중국산제품에 밀리고 있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전동칫솔·커피메이커 등 고부가상품 시장에서는 필립스·브라운·테팔 등 다국적 회사의 고품질 질 파워브랜드 제품에 밀리며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선풍기·청소기 등 단순기능성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물밀듯이 유입되는 저가 중국산의 파고에 휘말려 제품 생산 중단을 검토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 소형가전업체들의 입지는 일차로 이같은 외산의 동시다발적 공세에 몰려있다. 게다가 막강한 바잉파워를 지닌 할인점·홈쇼핑·양판점 등 신유통과의 관계에서 ‘을’의 위치로 입지가 축소된 지 오래다. 소형가전업체들은 가뜩이나 불안한 입지에서 이들 신유통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입장으로 전락했다. 불과 3∼4년전까지 최대 유통망으로 꼽히던 용산 등 재래시장에서의 판매량도 격감, 판매확대를 위해 신유통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라도 신유통 채널을 확보하지 않고는 생산물량을 제때 처분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생존 차원의 유통의존 전략으로 나타난 셈이다. 실제로 소형가전업체들은 홈쇼핑 방송을 위해 막대한 사은품을 제공하는가하면, 대형 할인점의 개점행사시 자의반 타의반으로 판촉행사 지원을 하면서 신유통과의 원만한(?) 관계를 희망하고 있다.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IMF를 전후해 국내 가전 3사가 소형가전 사업을 축소하면서 틈새시장 진출과 외적 성장을 기대했던 소형가전 업체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선풍기·전기다리미 등 중국산 수입이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가격하락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전기면도기는 토종업체인 조아스전자 정도가 필립스·브라운·내셔널 등 다국적 기업과 힘겨운 싸움을 하면서 버티고 있다. 국내 소형가전시장에서 수입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고 60%에 달하는 등 수입품의 내수시장 잠식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일반 가정내에서 사용중인 소형가전의 절반 이상이 외국산 제품으로 채워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국내 소형가전산업의 경우 전기면도기 생산업체가 지난 90년 17개, 96년 7개, 현재는 조아스전자·유닉스전자 등 4∼5개사로 감소하고 있다. 그나마 버티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저가의 노동력과 생산비 절감을 위해 중국으로의 공장 이전을 적극 추진하는 실정이다. 업계관계자들은 “불과 3∼4년전 삼성과 LG가 소형가전사업을 접기전까지만 해도 소형가전 육성의지를 보이던 정부가 이후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러한 가운데 소형가전업체가 주력사업을 바꾸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10년 이상 믹서 제조를 해오던 K사가 지난해 생산을 포기하고 아예 소형가전 유통업체로 전업한 것은 기로에 선 외산 유통 공세와 신유통의 틈새에 낀 소형가전업체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삼성·LG 등 가전업계의 거인들조차 신유통의 눈치를 보면서 벼랑끝에 몰린 심정으로 살아남기를 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에 다가오는 유통의 공세는 너무 힘겨운 싸움이 되고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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