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프트웨어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사상 유례없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 IT경기가 어느때보다도 안좋은데다가 최근 실시한 새로운 라이선스 정책이 고객의 반발에 직면하는 등 전략 미스마저 노출하고 있다. 여기에 리눅스 등 경쟁업체의 추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4년간 계속 MS를 괴롭혀왔던 독점 소송도 아직 진행형이다. MS의 이같은 내우외한에 대해 IT전문 사이트인 C넷은 ‘위기의 마이크로소프트’(Mortal Microsoft)라는 제목으로 해부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C넷이 MS의 위기에 대해 시리즈로 게재한 △오픈소스:혁명의 문 앞에 서다 △엔터프라이즈:거인의 충돌 △서비스:MSN에 대한 위험한 투자 △전략:마이크로소프트 대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8회에 걸쳐 소개한다.
1.오픈 소스(상)-혁명의 문 앞에 서다. 지난 수년간 빌 게이츠 등 MS 경영진들은 리눅스 같은 오픈소스 진영에 대해 “기술혁신을 질식시키는 암(癌)적인 존재”라고 극렬히 비난해 왔다. 하지만 이제 그 암은 어느새 세계최대 소프트웨어 거인을 쓰러뜨릴 수 있는 병으로까지 성장했다. 이에 따라 MS는 이전의 ‘리눅스 적대감’을 버리고 화해의 제스처를 공공연히 보내고 있다. 심지어는 “리눅스의 소스 코드 공개(오픈소스)개념을 사랑한다(love)”며 “우리(윈도)도 오픈소스”라고까지 밝히고 있다. 실제 빌 베그트 윈도 서버 그룹 부사장은 최근 한 모임에서 “우리(MS)는 소스 공유 개념에 무척 호감을 가지고 있다. 일부 학계·대기업 고객에게 윈도의 코드를 개방하는 등 우리에게 상전벽해 같은 조치를 최근 잇따라 취했다”고 말하며 “MS도 오픈 소스다”고 주장했다. 한해 매출이 250억달러가 넘는(2001년 기준)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MS는 지난 수년간 가장 심각한 경쟁상대로 리눅스를 공공연히 지목해왔다. 탄생 11년째의 리눅스 약진은 MS의 경쟁업체들에 “MS에 도전해볼만 하다”는 또 다른 ‘격려의 메시지’가 되고도 있다. MS 경쟁사들은 이전에는 “기술적으로 (MS에) 도전해 볼만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실제 이를 행하는 데 있어서는 언감생심이었다. 그런데 점차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유례없는 세계 IT경기 침체와 MS의 사업전략 실패는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있다. MS의 새로운 라이선스 정책은 고객들에게 10년만에 처음으로 “왜 우리가 MS제품에 이같은 돈을 지불해야 하지”하는 질문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새 라이선스 정책에 분노한 고객들은 윈도보다 가격이 저렴한 ‘리눅스’로 자연 눈을 돌리며 윈도의 대안으로 리눅스를 찾고 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당장은 이같은 움직임 때문에 MS의 수익에 큰 흠집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MS의 매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가지고 있는 현금만도 400억달러나 된다. 시장조사기관 일루미네이트의 애널리스트 조너선 유니스는 “MS가 리눅스 때문에 흔들릴 정도로 타격을 받고 있는 건 아니지만 MS 고객들이 이제 오픈소스를 대안으로 여기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업계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그는 “이는 MS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또 어디에 사업전략을 집중해야 할지 잘 알려준다”며 “리눅스와 오픈소스를 전략적 문제로 다뤄야지 단순히 매출을 갉아 먹는 제품으로만 여겨서는 안될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MS 고객들은 대기업 고객과 소스코드를 공유하거나 신뢰할 만한 컴퓨팅(trustworthy computing) 전략 등을 거론하며 MS가 이전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또 MS는 자사의 차세대 윈도 서버 버전(제품)에 대해서 클라이언트들에게 온라인 뉴스그룹에 동참, 지원과 충고를 요청하는 등 전통적으로 오픈소스 진영에서 해오던 방식을 활용하고도 있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 경영자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리눅스에서 배울 것이 있으면 배우겠다”며 리눅스에 대해 이전과 다른 ‘대접’을 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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