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전화단말기업계가 내년도에 사상최대의 호황을 예고하며 침체의 늪에 빠른 국내 정보기술(IT)업계를 되살릴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 전망=메이저업체들은 내년도에 제품력과 브랜드를 앞세운 공격적인 경영전략으로 세계 1, 2위 업체인 노키아와 모토로라를 압박하고 있고 중견·중소업체들은 수출지역을 확대하며 메이저업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미국 경기침체 등에 따른 장기적으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타 업계와는 확실하게 온도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일각에선 내년에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수출이 올해의 두배인 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이동전화단말기는 올해 3분기까지 작년 동기대비 41.5% 증가한 67억4000만달러를 수출, 컴퓨터(18.9%)·반도체(5.4%)·자동차(4.5%) 등을 제치고 최고의 수출 효자품목으로 부상했다. ◇낙관 배경은 무엇인가=내년 대외적인 환경불안에도 한국의 이동전화단말기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CDMA 단말기의 지속적인 확대와 함께 GSM 시장의 성공적인 진입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CDMA 단말기업체임에도 매출에선 GSM 단말기 비중이 6대4 정도로 높다는 점은 한국 이동전화단말기 산업의 위상을 잘 대변하고 있다. 올해 LG전자·팬택·세원텔레콤 등이 CDMA에 이어 GSM 단말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 내년에는 해외시장에서 높은 매출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세계 최대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2.5세대 이상급 이동전화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전망을 더욱 밝게하고 있다. 이동전화서비스 환경이 업그레이드되면서 하이엔드 기종을 중심으로 대체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은 컬러단말기와 카메라폰 등 고급형 기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경쟁력과 수익성도 최고다=하이엔드 기종 판매대수 증가는 곧바로 수익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의 수출 평균단가는 지난해 4분기 140달러에서 올해 1분기에 125달러로 크게 하락했으나 2분기부터 신모델 수출이 늘어나면서 회복추세에 있다. 민후식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는 메이저업체들을 중심으로 대체수요 증가에 따른 고급기종의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의 해외매출분의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견업체들이 제품기획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해 신제품을 개발할 정도로 한국산 이동전화단말기의 국제경쟁력도 크게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제품력에 관한 한 “세계 최강 노키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LG전자는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단말기’로 유명하다. 중견·중소업체들은 세계적인 업체들의 OEM·ODM으로 다져진 제조력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독자브랜드 모델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팬택과 세원텔레콤은 올해 상반기에 수출 1억달러를 가뿐히 넘어설 정도로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걸림돌은 없나=그렇다고 위험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및 대만업체들이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진입을 본격화하면서 중견업체들을 위협하는가 하면 중국에선 국내 업체간의 과당경쟁으로 수출단가가 하락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또 세계 2위(모토로라)와 세계 4위(지멘스)간 빅딜을 추진하는 등 경쟁구도도 급변하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징후도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LG경제연구원 조준일 연구원은 “후발업체들이 쫒아오지 못하도록 진입장벽을 높이고 선발업체들을 따라잡기 위한 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며 “WCDMA 등 오는 2003년 본격화될 차세대 단말기 경쟁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선 원천기술을 다수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관련 그래프/도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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