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서비스 분야의 본격적인 개방 협상이 6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국내 경제와 산업에 미칠 파급력을 감안할 때 WTO 협상 결과는 중요하나 대선 등에 가려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번 협상은 유통·금융·에너지·의료·교육 등 서비스 부문 전반에 걸쳐 있으며 특히 통신서비스의 개방 협상은 초미의 관심사다. 통신서비스의 비중이 날로 커가는 데다 신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지식경제사회의 동력이라는 점에서 뉴라운드 협상의 핵심의제로 조명받고 있다. 다가온 통신서비스시장 개방협상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이를 우리업계의 대외진출 계기로 삼자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본지는 통신서비스시장 개방 협상이 왜 중요하며 핵심이슈가 무엇인지, 세계 각국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앞으로의 전망과 과제는 무엇인지 등을 조명한다. 편집자
<기획>WTO DDA 통신서비스 개방 핫 이슈 점검 1. 프롤로그 2. 주요 쟁점들…. 3. 외국은 이렇게 준비한다 4. 손놓고 있는 우리 정부와 업계 5. 과제와 전망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서비스 분야 개방협상의 핫 이슈는 통신서비스 개방이다. 세계 통신시장의 규모가 8000억달러에 달하는 거대시장인 데다 지난해 중국이 WTO에 새롭게 가입해 각국은 새 시장의 가능성을 놓고 주판알을 튕기기에 여념이 없다. 중국은 이제 인구대국에서 경제대국으로 급속하게 변신하고 있다. 통신서비스 시장으로서의 중국을 바라보는 세계 각국의 시각도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세계 각국은 현재 타국의 통신서비스 개방협상의 준비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자국의 협상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이미 미국·일본·EU·캐나다 등 선진 각국은 우리나라의 통신서비스 개방을 요구하는 양허요청안을 우리 정부에 제출해 놓았다. 중국 등 개발도상국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13개국이 양허요청안을 제출해 놓고 있지만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정부 역시 중국 등 14개국에 양허요청서를 발송하는 등 통신서비스 개방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WTO통신협상팀을 구성한 데 이어 최근에는 ‘WTO DDA 통신서비스협상 민관포럼’을 결성했다. 국내 유선사업자와 무선사업자의 실무진을 포함해 사실상 산·학·관·연 통신전문가가 참여하는 이번 포럼은 세계 유수의 통신강국이 준비하는 상황과 사례를 검토하며 전략을 구상할 계획이다. 이번 협상의 최대 관심사는 뭐니뭐니 해도 시장접근제한 폐지와 양허범위, 교역장벽, 규제제도 등 통신서비스 시장의 장벽을 걷어내는 것. 예컨대 △외국인 지분소유 제한의 철폐 △국경간 공급제한 규정 폐지 △역무 및 사업자 분류 △공정경쟁을 위한 규칙(참조문서) 등이 핵심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미 세계 각국은 협상전략을 마련, 최대한 자국에 유리한 입장을 관철시킨다는 목표여서 치열한 정보전과 협상력 여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80년대말 한·미 쌍무협정 당시 통신시장의 개방을 어느 정도 이뤄냈고 통신 부문의 경쟁력도 갖추고 있어 협상시 손해볼 게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IMF 이후 서비스시장마저 개방해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돼 있어 통신서비스 시장개방에 따른 충격의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러나 통신서비스 개방에 따른 정확한 시장분석에 대한 자료가 나오지 않은 데다 더나아가 외국시장의 진출을 위한 전략이 마련되지 않아 문제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또 다자간 협상의 특성상 상대에 따라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낙관은 금물이라는 주장이다. 정보통신부의 이동명 WTO 통신협상팀장은 “이번 통신서비스 시장개방 협상은 통신서비스 시장의 규모와 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커 각국의 협상 정보전이 치열하다”며 “우리 정부는 선진국의 개방압력은 분산시키고 개발도상국의 시장개방을 적극적으로 관철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우리가 이미 일정부분 통신시장을 개방한 상태라는 점을 들어 유리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으나 다자간 협상으로 진행돼 결코 유리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어쨌든 이번 뉴라운드 협상은 우리경제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오는 2005년부터 세계 유수의 통신사업자들과 내수시장에서 경쟁해야 함은 물론 대외시장을 놓고도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3월부터 시작되는 뉴라운드 협상을 잘 활용해 기존의 양허내용을 양적으로 확대하고 질적으로 심화시키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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