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이 국내 상장 및 등록기업의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 따르면 거래소·코스닥기업들이 미국 경제 불안, 환율급등, 기업회계 부정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식정보화와 정보기술(IT) 기반 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IT 부문의 경우 통신과 방송 등 업종을 중심으로 활황세를 보였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몇몇 업종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코스닥 벤처기업의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되고 소프트웨어업종이 크게 침체를 보이는 등 업종·기업별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상장 및 등록기업의 상반기 실적의 주요 특징을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으로 구분해 점검한다. 편집자
<개요> 거래소에 상장된 510개 12월 결산 법인의 경우 상반기에 총 17조4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지금까지 최대 순이익 규모였던 2000년 상반기의 13조3936억원보다 무려 27.25%나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코스닥 712개 12월 결산법인도 상반기동안 1조5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 연간 순이익 1조2000억원보다도 13.33%나 늘어난 순이익을 거뒀다. 매출 총액 증가율은 거래소기업이 매출총액 253조3920억원으로 전기대비 0.69% 증가했다. 코스닥기업은 29조3000억원으로 17.3% 증가했다. 또 사업 수익성은 거래소기업들이 6.6%의 매출액 순이익률을 기록, 1000원 매출에 66원의 이익을 남겼다. 그러나 코스닥기업 상반기 매출액 순이익률이 3.8%로 1000원어치를 팔아 38원의 순이익을 거둬 거래소기업들보다 다소 떨어졌다. 전반적인 기업실적 향상에 따라 부채비율 감소 등 기업들의 안정성도 대폭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기업의 부채비율은 113.21%로 작년 동기대비 15.78%포인트나 감소했으며 코스닥 일반기업의 부채비율도 작년 동기대비 16.3%포인트 줄어든 128.8%로 낮아졌다.
<거래소> 삼성전자가 시장 전체의 사상 최대 반기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반기동안 19조8663억원의 매출을 올려 거래소 전체 매출액 253조3920억원의 12.75%를 혼자서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반기순이익 3조8227억원은 상장기업 순이익총액 17조437억원의 22.4%에 달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선전과 더불어 시가총액 상위 IT기업들도 높은 순이익을 기록하며 거래소 실적향상을 이끌었다. KT는 상반기에 5조8090억원의 매출로 전년동기 대비 1.05%의 매출증가율에 그쳤지만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무려 131.55%나 늘어난 9898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경우 매출액, 순이익이 모두 30% 이상의 증가율을 나타내며 안정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SK텔레콤의 반기 매출액은 4조44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8.72%나 늘었으며 순이익은 904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08%나 증가했다. 삼성SDI도 지난 반기동안 326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 2831억원에 비해 15.39%나 증가한 성적을 거뒀다. 전반적 실적향상에 힙입어 흑자전환을 기록한 기업들도 속출했다. 데이콤, LG산전, 삼보컴퓨터, 아남전자, 한솔텔레컴, 유양정보통신, 경인전자 등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데이콤은 222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 680억원의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LG산전도 59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했다. 삼보컴퓨터, 아남전자는 각각 13억원, 44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간판 IT기업들이 선전한 반면 몇몇 시가 총액 상위업체와 중소IT기업들의 매출과 순이익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하이닉스반도체, 미래산업, 아남반도체 등이 모두 순손실 상위20개 기업에 포함되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올 상반기 1조6000억원의 매출로 지난해 상반기의 2조9251억원에 비해 45.28%나 감소했으며 413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미래산업과 아남반도체도 각각 248억원, 11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상황을 지속했다. 이밖에 AP우주통신, 디에이블 등은 각각 18억원과 43억원의 최하위권 매출성적을 기록하며 적자를 면치못했다. 한편 한솔전자, 써니전자, 금호전기 등은 적자전환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코스닥> 315개사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9%, 반기순이익은 61.3% 증가해 비 IT업종 397개사의 매출액과 순이익 증가율 15.5%와 48.1%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IT의 실적호전은 홈쇼핑 등 방송서비스업과 통신서비스업종의 실적 호전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통신방송서비스 18개사의 매출액은 35.3%, 순이익은 476.6%나 증가했다. 반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부진은 계속됐다. 소프트웨어부문 119개사의 매출은 2.2%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고 하드웨어 178개사도 매출은 10.7% 늘었지만 순이익은 79.1%나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코스닥 실적의 두드러진 특징은 벤처기업의 적자전환이다. 벤처기업 351개사 매출액은 10.5% 증가한 5조1039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43.4% 줄어든 1749억원, 경상이익은 83.9% 감소한 455억원이었다. 순이익은 2215억원 흑자에서 170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벤처기업 중 25%인 89개사가 적자로 전환했고 16% 52개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적자상태를 유지했다. 코스닥에 등록돼 있는 벤처기업 10개 중 4개사는 손해 나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매출액 증가율에서는 브이케이가 675억원의 반기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1602.6%나 증가했다. 엑세스텔레콤이 795.9%의 증가율로 그 뒤를 이었고 씨엔씨엔터프라이즈(425.1%)·모바일원커뮤니케이션(341.7%) 순이었다. 서화정보통신은 3000만원에서 13억200만원으로 영업이익이 4240% 증가해 영업이익 증가율 수위에 올랐다. 반도체엔지니어링과 위즈정보기술도 각각 2278.4%, 1838.4%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세림아이텍(-95.8%)·아이티(-94.7%)·주성엔지니어링(-87.8%) 등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이 크게 감소했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영업이익율에서는 엔씨소프트가 56.2%를 기록해 최고의 수익성을 자랑했고 에이디칩스(51.5%)·케이티서브마린(44.4%)·디지아이(42.7%)가 뒤를 이었다. 코스닥 등록 IT기업 가운데 순이익이 가장 많은 회사는 3078억원을 올린 KTF였으며 LG텔레콤(1002억원)·SBS(578억원)·휴맥스(554억원)·엔씨소프트(321억원) 순이었다. 반면 하나로통신은 820억원의 순손실로 등록기업 가운데 적자폭이 가장 컸고 유니와이드·코리아링크·서울이동통신 등도 모두 1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상반기 실적에서 흑자로 돌아선 회사는 케이디씨정보통신·네오웨이브·브이케이·텔슨전자 등 43개사였고 성도이엔지·코리아링크·테스텍·주성엔지니어링·핸디소프트 등 151개사는 적자로 전환됐다. 삼보정보통신·새롬기술·버추얼텍·현대멀티캡 등 89개사는 적자가 지속됐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관련 그래프/도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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