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연구의 의도와 방법
미당 서정주는 1941년 첫시집 『花蛇集』(南蠻書庫 刊)을 상재한 후 『歸蜀道』, 『徐廷柱 詩選』, 『新羅抄』, 『冬天』, 『질마재 神話』등을 포함하는 많은 시집을 발표한다. 그의 시편들은 오랜 기간 비판과 갈채를 아우르며 오늘에 이른다1). 이는 그의 시들이 시적 담론의 주요 의제로서 논의의 중심부에 서 왔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우리 시단의 향배를 가늠하는 민감한 풍향계가 되어 왔음을 뜻한다. 그는 60년에 가까운 창작활동 시기 동안 수많은 작품을 남겼으며2), 그의 작품에 대한 연구성과 역시 그것에 걸맞은 방대한 집적을 이룬다3).
그러나 성과물들의 크기에 비해서 서정주 시를 지배하는 사유의 원리를 탐색하려는 시도는 뜻밖에 흔치 않다. 그것은 그 사유의 배경이 되는 사상이나 정신이 형이상적․신비적 색채를 띤다는 점에서 종교성을 환기하기 때문인 것도 한 이유로 추정된다. 수백․수천 년 동안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면서, 수많은 관련자들에 의해 그 이데올로기와 체계가 복잡하게 변형․생성되며 진화해 온 종교의 의미를 구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더구나 유기체처럼 살아 움직이기 마련인 시적 공간 안에서 그것을 조직적으로 적용해서, 의미를 추출하고 다시 종합하는 작업은 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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