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James Joyce, A Portrait of the Artist as a Young Man [지난 7월 미국 유수의 출판사인 랜덤하우스는 20세기에 쓰여진 영문 소설 가운데 걸작 100편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는데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가 1위를 차지하였다. 영문 소설만을 대상으로 하였음으로 이 작품을 금세기 최고의 소설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 않으나 그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 3위로 평가되는 등 조이스의 작품이 100위 이내에 모두 3작품 포함되었던 것을 고려하면 조이스가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가운데 한사람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율리시즈』가 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는 하였으나 이 작품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 일이 지극히 난해한 것을 감안하여 이 자리에서는 일반 독자들이 접근하기에 보다 용이한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중심으로 그의 문학 세계를 조명하기로 한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스티븐 디덜러스라는 주인공의 유아기부터 청년기까지의 성장과 정신적 탐험,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삶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1914년부터 잡지에 연재되기 시작하여 1916년 단행본으로 출판된 이후 주제의 보편성이 지닌 호소력과 `의식의 흐름` 기법을 본격적으로 사용한 실험성으로 인해 서구 모더니즘 사상을 대변하고 현대 소설의 형식적 전통을 선도한 작품으로 평가되어 왔다. 『초상』은 다섯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주인공의 유아기와 유년기(제 1장), 소년기(제 2장), 청소년기(제 3, 4장), 그리고 청년기(제 5장)의 삶을 그리고 있다. 두 페이지의 짧은 지면에 묘사된 유아기의 모습은 아버지가 해주시던 옛날이야기에 대한 기억과 가족들 앞에서 주인공이 춤추고 노래하던 추억, 그리고 이웃집 소녀와의 관계를 빗대어 가족들이 주인공을 놀리던 일 등을 단편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41행에 불과한 이 유아기의 기억은 그러나, 작품 전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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