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신경숙은 개인과 그가 받은 ‘外傷(외상)’의 문제, 恨(한)의 문제를 소설의 소재로 다루고 있다. 이념 대신에 정감적 분위기를, 집합적 존재 대신에 개인적 존재를 현실에 대한 적극적 응전 대신에 현실로부터 받은 상처를 훨씬 더 크게 다루어 왔다. 특히 그녀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주로 상처받은 인간, 한에 짓눌린 존재, 불구자들로서 독자에게 암울한 삶의 분위기를 진하게 전달해 준다. 또한 신경숙의 소설에서는 보편화된 대립관계인 가해자와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상처를 주는 자와 받는 자와의 관계로 전치 되고 있다. 그러나 상처를 주는 자가 계속 상처를 주는 자로만 남아있지 않고 상처받던 자가 새로운 상황에 처하면 돌연 상처를 주는 자로 바뀌기도 한다. 이렇듯 그녀의 소설에는 절대적 관계를 설정해 놓기보다는 서로가 가해자, 피해자임을 인정한 상태에서의 개인의 삶과 그 질, 그리고 그 결정소인 외상과 한의 문제를 파고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 25회 이상문학상에서 조남현(문학평론가․서울대 교수)교수는 소설가 적인 솜씨와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라 평했다. ‘부석사’는 오늘의 젊은이들이 곧잘 젖어들곤 하는 상실감이나 배신감의 한 근원을 열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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