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의 중요성. 여성 문화의 복원. 이것들은 미국 초기 여성 극작가 수잔 글라스펠 (Susan Glaspell)이 『사소한 것들』(Trifles, 1916) 에서 전달하고자 했던 두 가지 핵심 메시지이다. 글라스펠은 이 작품에서 이성적 남성 관찰자의 시야에서 벗어나기 십상인 작은 물건, 즉 여성 활동의 본거지인 부엌에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는 바느질 바구니가 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열쇠임을 지적하였다. 글라스펠은 여기서 이 작고 사소한 것의 중요성을 발견하는 자들은 다름 아닌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나 있지만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 몸담고 있는 여성들이라는 점도 역설하였다. 그 동안 인간의 지능을 매개로 하는 형이상학적인 것들 (법, 도덕, 제도에서부터 역사, 철학, 과학에 이르기까지 추상적으로 체계화된 것들)은 중요하고 진지한 것으로 여겨져 꾸준히 경외의 대상이 되어 온 반면, 대중들이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본능적인 것들이나 그들의 삶과 직결되는 구체적인 것들은 사소하고 피상적인 것인 양 무시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가부장제에 기반한 이 사회는 형이상학적인 것들은 남성의 영역으로 형이하학적인 것들은 여성의 영역으로 분화시킴으로써,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남성과 변방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여성이라는 이분법 구조를 고착화시켜 왔다. 글라스펠은 바로 이와 같은 형이상학/형이하학, 이성/ 비이성, 추상성/구체성, 남성/여성, 중심/변방 등의 위계 질서를 교란시켰던 시대의 반항아였다. 그녀는 흔히 진지하고 의미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의 기둥이라 여겨지는 형이상학적인 것들과 이것들을 추구하는 남성들의 노력이 얼마나 공허한 일인가를 낱낱이 파헤치고 가장자리에 위치한 작고 사소한 것들과 구체적인 여성 문화에 우리의 관심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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