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 슈테판 볼만 )
- ‘책 읽는 여자’와 ‘화가’,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
1. 진리가 담긴 그릇 - 은총을 받은 독서가들 ………………………
2. 내밀한 순간 - 책에 매혹된 여자들 …………………………………
조이한 김정근의 책 읽기와 여자 1 ……………………………………
3. 즐거움이 머무는 곳 - 책 속에서 꿈을 꾸는 여자들 ……………
조이한 김정근의 책 읽기와 여자 2 ……………………………………
4. 열락의 시간 - 책을 읽는 감수성이 예민한 여자들 ………………
5. 자신을 찾아서 - 열광적으로 책을 읽는 여자들 ……………………
조이한 김정근의 책 읽기와 여자 3 ………………………………………
6. 짧은 도피 - 책을 읽는 고독한 여자들 ………………………………
추천의 말 (엘케 하이덴라이히_
- 여자가 책을 지나치게 많이 읽을 때 생기는 위험에 관하여
참고문헌 ………………………………………………………………………
본문일부/목차
< 저자의 말 - ‘책 읽는 여자’와 ‘화가’,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
독서가 즐거움을 준다는 것, 독서의 목적이 주로 즐거움을 불러일으키는 일에 있다는 생각은 비교적 최근의 견해다. 그 생각은 17세기에는 산발적으로 그리고 18세기에는 좀 더 강력하게 통용되었다.
18세기 중엽 프랑스인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은 <가정적 삶의 즐거움>이라는 제목으로 독일에 알려진 그림을 그렸다. 그림은 높은 등받이와 팔걸이가 있는 커다란 붉은색 안락의자에 푹신한 쿠션을 대고 앉아 발받침에 박을 올려놓은 채 편안하게 자세를 취한 한 여인을 보여준다.
가정 일을 해야 할 이 여인은 멈추었던 곳에서 다시 독서를 시작할 수 있도록 책을 살며시 열어두고 있다. 남편이 식사를 혹은 아이들이 목도리와 모자를 달라고 하거나, 가정주부의 의무를 다하라고 외치는 내면의 목소리 때문에 그녀가 책 읽는 것을 방해받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인은 읽은 것을 곰곰이 생각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독서를 중단한 것이다. 어떤 곳에도 고정되어 있지 않은 그녀의 시선은 자유롭게 떠다니는 주의력, 성찰된 내면성을 드러내고 있다. 여인은 읽은 것을 계속해 꿈꾸고 그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한다.
약 15년 후 샤르댕과 마찬가지로 파리 사람인 피에르 앙투안 보두앵도 독서의 즐거움에 빠진 한 여인의 그림은 그렸다. 책 읽는 여자는 부드럽게 감각을 잃게 만들고, 책 속에서 오랫동안 꿈꾸어온 애인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그녀의 침실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인상을 준다.
보두앵은 장난삼아 도덕을 강조하고, 도덕을 일종의 의심을 돌리는 수단으로 이용한다. 감각적 몽상에 압도된 음탕한 자세의 여인을 그림으로써 그는 점점 위선적으로 변모해가는 고색을 고려했다. 독서에 유혹된 여자는 다른 어떤 것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녀 자신의 세계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약간의 방탕함에 기꺼이 휩쓸려갈 준비가 된 그녀의 모습을 쳐다보는 사람들이 지닌 세계상이 중요하다.
- 독서란 비도덕적이며 위험한 것
샤르댕과 보두앵의 시대에 독서 열기가 널리 퍼지기 시작하면서 먼저 대도시 파리 그리고 나중에는 각 나라의 외딴 지방에서도 대개 여자들이 가방에 책을 넣어 가지고 다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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