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단순히 막연한 자연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으로, 누군가에게는 도전의 대상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는 동경의 대상 등으로 바다는 우리에게 하나의 커다란 의미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단순한 자연이 아닌 대자연이라 해야 그 이름이 더욱 선명해지는 바다는 과연 우리의 삶에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일까? 나는 비록 짧지만 바다와 함께했던 지난 30년에 가까운 시간 속에서 그 질문의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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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나에게 바다는 모든 것을 집어 삼키고도 나 몰라라 할 것만 같은 무서운 존재였다. 모비 딕이라는 머리가 흰 거대한 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에이햅의 복수담이 그려진 영화 「백경」을 굳이 보지 않았다 할지라도 나에게 바다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렇다고 나의 이야기가 격조 높은 서사시적 산문의 아름다움과 함께 세계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백경과 같은 수준의 글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며 바다를 정복하겠다고 마음먹은 적 또한 가져본 일이 없다.
바다가 나에게 공포인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은 바로 10살도 채 되기 전에 겁도 없이 바다 깊은 곳으로 헤엄치다 물에 빠져 죽을 뻔 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린 나에게 큰 사건이었던 그 이후론 물이 무서워서 집에서 몇 발자국만 움직이면 닿을 수 있는 바다였지만 그 근처에도 잘 가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바다에서 나는 미역과 같은 해조류나 고등어와 같은 어류에는 유독 심한 편식 증세를 보이곤 했었다. 이러한 이유들로 영화 「그랑블루」에서 아버지를 빼앗아간 바다를 원망하는 커녕 오히려 바다를 자신의 어머니로 받아들이고 바다의 모든 생물체와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쟈크를 볼 때면 ‘무슨 힘이 바다에 있길래 저러한가’하며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이런 나에게 바다와 친해지려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동생을 꼬드겨 일부러 수영 강습을 받으러 나갔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나의 마음속에 바다는 늘 무섭고 섬뜩한 존재로 자리를 잡아 그런지 물에 발만 담그는 식으로 끝나버리곤 했다. 이후에도 여름철에는 발 벗고 나서 사촌동생들을 데리고 바닷가로 물놀이를 가곤 했지만, 물에는 들어가지 않고 모래성만 쌓다가 돌아오기 일쑤였다. 그때는 모래성을 조금씩 야금야금 먹어치우던 파도가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멀찌감치 뒤에 서서 그런 파도를 끊임없이 부추겨 밀어보내던 바다는 더더욱 무섭게만 느껴졌었다.
10대의 마지막을 대학 진학을 위해 가슴앓이를 하며 보내던 어느 날이었다. 어느 입시 수험생이 심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만은 나는 갈수록 기우는 가세와 부모님의 이혼 때문에 죽고 싶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나의 속사정을 알고 있던 한 친구가 나의 팔을 붙잡고 데려간 곳은 다름 아닌 바다 앞이었다. 마지못해 이끌려 간 그곳에서 친구의 따뜻한 팔의 기운이 내 어깨를 감싸고 그의 진심어린 위로가 텅 빈 가슴속을 채우고, 물컹물컹 파도가 일듯 온 몸을 파르르 떨게 하던 그 순간, 나는 그동안 무서워했던 바다가 아닌 또 다른 그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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