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동생으로부터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책이 며칠 뒤 집에 도착할 거라는 연락이 왔다. 특별한 기대 없이 받은 책은 도착하자마자 먼저 읽어야 하는 책들에 밀렸다. 오가면서 책표지를 볼 때마다 저자의 이름이 왠지 낯익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그게 전부였다.
책을 읽을 때면 책의 앞뒤 표지부터 책날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목차까지 마치 요플레 뚜껑을 핥아먹듯 빠짐없이 읽는다. 덕분에 며칠간 가졌던 익숙한 느낌의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다. 저자는 내가 근무했던 학교의 교수였다. 다만 내가 입사할 당시 저자는 퇴직을 준비하고 있었고, 때문에 업무상 마주친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동료들로부터 학생들이 무척 따르는 교수님이라 학과에서도 많이 난감해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었다.
저자는 퇴직했지만 나는 몇 년간 계속해서 그의 이름을 마주해야 했다. 사이버대학이었던 터라 운영교수만 따로 고용하여 저자의 콘텐츠를 몇 년 동안 계속 활용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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