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흥길의 장마와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에 대한 분석입니다.
발표문 형식이고, 감상으로 사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용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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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선행연구 요약
윤흥길의 작품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어 논의되는 경우가 많다. <장마>, <황혼의 집>, <양>, <집>, <그것은 칼날> 등의 작품들이 6-25 전쟁을 체험한 어린이들의 성장 과정을 다루고 있다면,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직선과 곡선>, <날개 또는 수갑>, <창백한 중년>, <엄동>, <하루는 이런 일이> 등의 작품들은 경제개발 정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후 삶의 양상을 그리고 있다. 전자에서 이야기의 주체가 어린아이인 반면, 후자의 그것은 산업화에서 소외된 도시빈민이라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중 교과서에 수록된 <장마>와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는 각각 전자와 후자의 특색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그의 대표작들이다.
<장마>(1973)는 화자인 ‘나’의 외할머니와 친할머니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극단적 대립을 보이다가 화해에 도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각각 국군과 빨치산의 신분으로 죽어간 아들을 둔 그녀들이 한집에 사는 상황은 6-25 전쟁을 겪은 우리 사회 전체의 축도에 다름 아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그 모든 모습을 지켜보고 전달하는 자가 할머니들의 손자인 국민학생 ‘나’라는 것이다. 분단 현실에서 빚어진 대립 및 갈등의 시기가, 개인사적으로는 한 소년이 성장해나가는 아픔과 시련의 ‘통과제의’의 시기와 맞물리고 있다.
거개의 연구자들은 이 작품이 이념 대립과 분단 문제에 있어서 반정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에게 이데올로기라는 것이 의미를 가질 리 없다. 이때 이념과 사상은 말만 있을 뿐 실체를 가지지 못한 헛것이 된다. 말하자면 전통적인 모성에게는 흉년이나 질병이나 교통사고나 전쟁 같은 것들이 모두 동일한 차원에서 느껴지는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 동족상잔의 비극은 이데올로기 싸움이 아니라 잔인한 운명의 장난, 불가해하기 짝이 없는 ‘기괴한 환상’이라는 직관이 이 작품 속에는 깔려 있다. 그건 마치 어린 ‘나’가 어른들의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기괴하게 바라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김현은 윤흥길의 작품이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그가 우리를 한국인의 그 ‘전이해의 공간’으로 몰고 가기 때문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아들이 생전에 몸담았던 사상과 전혀 관계없이 외할머니와 친할머니의 비극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일 수밖에 없다. 그녀들이 서로 화해하고 더불어 아픔을 극복하는 방식은, 외할머니가 구렁이를 친할머니의 죽은 아들로 대하며 정성껏 배웅하는 장면으로 형상화된다. 이 주술적 사건은 흔히 샤머니즘이라 풀이되고, 혹자는 그러한 단정의 단순성에 반발하기도 한다. 앞서 말했듯이 ‘나’의 가족들, 특히 두 할머니들과 어린 ‘나’는 이데올로기를 이데올로기로서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에게 그것은 소중한 사람의 떠남과 죽음 등으로 인식될 뿐이다. 때문에 그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어디까지나 비이데올로기적이며 나아가 비논리, 비이성적인 방식이라는 견해는 설득력이 있다. 어느 결에 흘러들어온 정체모를 이데올로기에 맞서, 위대한 모성과 우리 고유의 토속 신앙이 그녀들의 한풀이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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