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행과 연의 구분은 되어 있으나 띄어쓰기를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문장에 대한 전통적인 기법이나 의식, 심지어 인생에 대한 상식적인 질서까지도 거부하는 측면을 보여 준다. 이러한 기법으로 자의식의 세계를 서술하고 있는 이 시는 초현실주의적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의식 또는 인생에 대한 상식적인 질서를 거부했다는 것은 무슨 뜻인지 잘 알 수 없다. 초현실주의 시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작품이 어째서 초현실주의 시인가 납득할 수 없다. 그리고 특히 ‘거울’은 초현실주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설령 관련이 있다고 하더라도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초현실주의라는 어려운 문학용어로 이 작품의 이해를 더욱 편협하고 어렵게 만들 필요가 없다.
②거울은 인간이 자기 자신을 반성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물건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시에서 드러나는 거울의 이미지는 다르다. 2,3연에서 보듯, 거울 속의 나와 바깥의 나는 단절되어 있는데 이것은 현대인의 자아분열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게 된다. 이상에게 있어 거울은 전혀 낯선 익명의 공간이며, 거기에서 느끼는 소외감으로 하여 필연적으로 ‘거울 밖의 나’와 ‘거울 속의 나’는 단절될 수밖에 없다. ‘거울 밖의 나’는 본질적 자아와는 다른 하나의 낯선 존재로서 ‘거울 속의 나’를 만난 것이다. 이상의 자기 인식은 이처럼 다름 아닌 자기 분열에 있다. 이런 자기 분열의 고통은 자의식을 통하지 않고는 자기와 만날 수 없는 법칙 앞에서 더욱 악화된다.
-‘거울’이란 작품에서도 화자는 거울을 통해 또다른 자신을 보는 것이므로 거울의 일반적 의미를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거울이 일반적 의미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교과서의 설명을 옳다고 할 수 없다.
③이 시는 일상적 자아와 본래적 자아가 통일되지 못하고 분열되어 갈등하는 현대인의 자의식의 모습을 2행 대칭으로 된 연의 중첩이라는 형식을 통해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2행 대칭이 아니다. 모든 연이 2행으로 되어 있지만 그것이 형식적으로든 의미적으로든 대칭을 이루고 있지는 않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2행 1연 형식을 통해 두 자아가 분열되어 갈등하는 자의식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설명도 억지스러운 것이다.
④이 시는 현실적 자아와 내적 자아의 분열과 화해를 다루고 있다. 일상적 자아와 본래적 자아의 분열이 극대화된 점을 중심으로 생각해 본다.
-거울 밖의 자아와 거울 속의 자아, 현실적 자아와 내적 자아, 일상적 자아와 본질적 자아 등으로 다르게 지칭되는데, 그것들이 어떤 이유로 어떤 연관 때문에 그렇게 지칭되는지 전혀 알 수 없다. 불필요한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그냥 거울 밖의 자아와 거울 속의 자아로만 지칭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일상적 자아와 본래적 자아의 분열이 극대화된 점을 중심으로 생각해본다고 했는데, 이 시에서 두 자아의 분열이 극대화된 지점이 따로 있는 건 같진 않다. 두 자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절되어 있을 뿐이다.
◆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1연은 거울 속의 세상이 조용하다는 것을 말한다. 거울 속에도 세상이 비춰져 있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으니 그렇게 말할 수 있다. 듣고 보면 평범하고 그럴듯한 생각이지만 우리는 거울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2~3연이 진행되는 동안 단순한 발견과 재미 속에 ‘단절감’이라는 의미가 슬며시 끼여든다. 두 자아가 단절되어 서로 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중요한 의미로 떠오른다. -이것은 독자로 하여금 거울을 쳐다볼 때 거울 속의 자신이 무척 낯설어 보였던 그런 체험을 떠올리게 한다. 또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움직이던 또다른 자기 자신을 체험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4연에서는 화자가 거울 속의 자신과 단절된 이유를 거울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와 아울러 거울이 있기에 거울 속의 자신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거울을 쳐다볼 때 쉽게 알 수 있는 경험적 진실이다. 5연에서는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이제 화자는 거울 앞에 있지 않고 다만 거울을 생각하고 있다. 거울을 쳐다보면 늘 거기에 자신의 모습이 있었으므로 화자가 거울을 안 쳐다볼 때도 거울 속에 자신의 모습이 있다는 생각이 논리적으로 가능하다. 이 생각 속에는 화자가 의식하지 않는 가운데서도 늘 자아가 두 개로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 암시된다.
-‘거울’이란 시에서 학생들이 감상해야 할 내용은 바로 이러한 독창적인 관찰과 생각이다. 이상이란 시인이 거울을 보면서 체험했던 것은, 누구나 거울을 보면서 체험할 수 있는 평범한 것이다. 다만 시인은 그 평범한 일상적 체험 속에서 보통 사람이 잘 해보지 않았던 생각을 해본 것이고 그 생각의 기발함이 이 시의 재미와 의미가 되는 것이다. 그 생각은 물리적 질서를 벗어나면서도 그 자체로 정교한 논리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곧 시적 사유이며 시적 상상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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