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상황에 이른 생존 조건과 사상적 초토화 작전에 휘몰렸던 1950년대는 겉모습이 실존주의를 잉태하고 배양할 만한 충분한 요소를 지닌 것으로 보였다. 애매성과 비합리성을 지닌 실존주의는 루카치의 지적처럼 “관념론과 유물론 모두를 뛰어넘으려는” 제3의 방법이거나, 제국주의 단계의 부르주아적 의식의 표현, 혹은 개량주의의 본성을 드러낸 이념으로 파시즘을 옹호하는 기능을 지녔다는 등의 역사적 의미나 비판 의식이 전제되지 않은 채 50년대의 분단된 한국 문학에 유입되어 왔다.
근대 서구 문학사의 발전 형태적 측면에서 볼 때 실존주의는 분명 자본주의가 제국주의 단계에 이르러 파시즘이 대두 강화됨과 동시에 계급 분열이 가속화되며, 민주주의가 위기로 몰리고 있을 때 개인과 사회의 유기적인 관계는 끊어져 문학인 , 지식인이 자기 기반을 상실한 상태에서 발돋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경에서 자란 실존주의 문학은 관념론 철학에서의 마지막 보루로서의 인간 존재의 자기 확인 작업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서구 사상사에 나타난 실존주의 기본 개념은 아시아 여러 나라들에 유입되는 과정에서 변질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허무 의지로서의 저항과 존재론을 결부시키려는 한 유파로서의 프랑스 실존주의 문학은 제 2차 대전 후 일본과 한국 등지로 유입되면서 다만 부조리에 의한 방황과 고뇌의 철학으로 변모한 채 마치 반도덕적 성도착증 환자와 같은 허무주의적 인간상으로 부각되어 등장한다.
- 1960년대 상황
4·19로 인한 자유당 1당 독재의 붕괴, 5·16으로 인한 군사 정부의 등장 등 정치·사회적 혼란이 계속되었다. 극심한 경제난이 지속되었으나, 1960년대 중반 이후에는 경제 개발이 가속화되었다.†·19 이후 민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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