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세계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 남동쪽 끝에서 광장을 건너면 모서리에 4층짜리 대리석 건물이 보인다. 뒤에서 보면 크게 볼품이 없는데 앞으로 가면 제법 고풍스런 느낌이 든다. 이탈리아와 영국의 건축양식이 합쳐진 르네상스 리바이벌 풍의 뉴욕 랜드 마크 가운데 하나다.𠌵년에 지어졌는데 구리로 두른 지붕의 테두리는 청회색으로 변해 세월을 짐작케 한다. 그래서인지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마천루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전혀 위축되지 않는 인상을 풍긴다.
쇼핑가로 유명한 맨해튼 5번가와 60번 거리가 만나는 모퉁이에 서 있는 이 건물의 이름은 메트로폴리탄 클럽이다. 가까이 다가가야 자그마한 팻말이 간신히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서 광장 서쪽을 보면 유럽의 성을 연상케 하는 플라자호텔이 센트럴파크를 마주보고 있다. 세계 금융사에 한 획을 그으며 결국 일본을 장기불황으로 몰아넣었던 플라자합의가 이뤄진 무대다.
메트로폴리탄 클럽을 중심으로 플라자호텔과 함께 영화 ‘나 홀로 집에 2’의 무대가 됐던 장난감 가게 ‘파오 슈왈츠’나 세계적 보석상인 티파니도 모두 지척에 있다. 그야말로 부자동네의 한 복판인 셈이다.
메트로폴리탄클럽 입구의 철창살 대문은 언제나 굳게 닫혀 있다. 대문위에는 금빛 문장이 번쩍인다. 앞에는 건장한 사내들이 서서 출입하는 사람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고 내부 승인을 받아 쪽문을 통해 통과시킨다. 예약이 안 된 사람은 들어갈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어렵게 정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면 천정과 벽의 호화로운 조각이나 그림과 휘황찬란한 샹들리에가 눈을 휘둥그러지게 한다. 최고급 음식과 와인이 나오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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