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전철이나 공단지역 근처에서 낯선 피부빛깔의 동남아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 또 식당이나 공사장에서 일하는 중국교포들을 접하기도 한다. 그런 광경을 자주 접하다 보니 한국도 경제발전이 되어 외국인들이 일하러 올 정도가 되었구나 하는 묘한 착각과 우월감에 빠지기까지 한다. TV등에 보도되는 이들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를 접하고는 동정심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은 단발성으로 끝나고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실상 우리사회에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가치기준을 가지고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실업을 운운하며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 유학까지 다녀온 우수한 인재들이 취업문턱을 넘지못하고 쉬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한국에서 일하기위해 줄을 서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들은 그들이 한국인들이 취업하기를 꺼려하는, 어렵고 위험하며 지저분한 “3D” 업종에 종사하기 때문이다.
실업과 구인난이 병존하는 ‘일자리-인력 부조응’(job-mismatch)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7∼1998년의 대량실업 사태 속에서도 한국인들은 이 부문을 여전히 기피하였다. 결국 중소제조업 생산직은 열악한 작업환경과 장시간 노동, 저임금, 그리고 낮은 직업 위신(prestige) 등을 동반하는 기피직종(undesired jobs)으로 낙인찍히게 되었다. 상당수 국내 중소기업 경영자는 빈 일자리를 메워줄 수 있는 대체인력을 외국인노동자에서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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