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의 사상과 철학
. 순자의 생애와 사상적 배경
순자(荀子)의 생애에 대해서는 무엇 하나 정확한 것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그 출생연대에 대해서도 주(周)나라 현왕(顯王) 30년(B.C.339) 이전이라는 설로부터 주나라 난왕 2,3년경(B.C.313,312)이라고 하는 설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설이 분분한 형편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된 원인은 가장 믿을 만한 자료라고 볼 수 있는 「사기」의 맹자· 순경 열전(孟子荀卿列傳)의 기술이 애매하고 간략하기 때문이며, 또한 연대 결정의 기준이 되는 순자가 제(齊)나라로 유학한 연령과 연대마저 “나이 50에 처음으로 와서 제에 유학함” “전병지속개이사제양왕시이순경최위로사(田騈之屬皆已死齊襄王時而荀卿最爲老師)”라고 기술되어 있을 뿐이다.
전국시대(戰國時代; B.C.403-221년) 중엽에 조나라에서 태어난 순자[성은 순(荀), 이름은 황(況)] 는 50세쯤에 처음으로 대국인 제나라에 유학했다고 「사기」에 기록되어 있다. 유학하기 이전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가 않고 있으나, 태어나서 50년 가까이를 살아온 조나라의 정치나 문화가 그의 사상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당시의 조나라는 호복(胡服)· 기사(騎射)의 제도를 채용하여 부국강병을 실현, 영토 확장에 매진한 무령왕(武靈王)과 그 아들 혜문왕(惠文王)의 치세였다.
구습에 구애받지 않고 실리가 있다면 이적(夷狄)의 풍습과 제도라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착실히 하나하나 성과를 올리고 있던 빛나는 개명군주(開明君主)인 무령왕의 모습이 젊은 시절의 순자의 눈에 어떻게 비쳤는지는 물론 알 수 없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다만 겨우 이 무령왕을 사구궁(沙丘宮)에서 아사(餓死)하도록 한 조나라의 봉양군(奉陽君)에 대한 ‘찬신(簒臣)’이라는 평가에서 그 무엇인가를 짐작할 수 있을 따름이다. 어쨌든 여기서는 무령왕 · 혜문왕 시대의 대외 관계와 순자가 찾아가는 제나라와 진(秦)나라의 국가 형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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