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말여초 전기소설의 창작상황과 영웅소설 출현 동인과 성격
ƒ. 나말여초 전기소설의 창작상황
ƒ) 나말여초의 전기소설로서 현전하는 작품
우선 최치원 , 조신전 , 호원 (일명 김현감호 ) 등을 들 수 있다. 최치원 과 호원 은 원래 ■■수이전■■(殊異傳)이라는 이야기책에 실려 있던 작품이다. ■■수이전■■이라는 책은 일실(逸失)되었지만 그 몇 편의 글이 일부 문헌에 실려 전해지고 있다. 그런 것 가운데 전기소설로 추정되어온 또다른 작품으로 수삽석남 (首揷石枏 ‘머리에 석남꽃을 꽂다’라는 뜻)이 있다. 이 작품은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이라는 일종의 백과사전에 해당하는 책에 실려 있는데, 길이가 짤막한 글이다. 그래서 원작(原作)이 그대로 실린 게 아니라 축약되어 실렸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대동운부군옥■■의 책 성격을 감안할 때 혹 그럴 가능성도 있다. 최치원 이나 호원 의 경우 ■■대동운부군옥■■이 그 기사(記事)를 축약해 싣고 있음이 분명히 확인되기 때문이다. 그렇기는 하나 이런 사실들은 ■■대동운부군옥■■에 실린 수삽석남 이 축약된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방증은 될지언정 그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다. 따라서 명백한 근거는 되기 어렵다는 난점이 없지 않다. 더군다나 이 시기 서사문학사의 단계를 고려할 때 전기소설은 아니되 전기소설과 유사한 소재를 보여주는 설화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는바, 수삽석남 이 바로 그런 경우라는 반론을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 ■■대동운부군옥■■의 수삽석남 은 반드시 전기소설의 축약형태가 아니라 골격 위주의 짤막한 설화적 이야기를 그대로 혹은 ‘거의’ 그대로 실어 놓은 것이라고 볼 여지도 없지 않은 것이다. 이런 미심쩍은 점 때문에 나말여초 전기소설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수삽석남 은 일단 제외한다. 최치원 , 조신전 , 호원 이외에도 ■■삼국사기·열전■■(三國史記·列傳)의 온달 (溫達)이나 설씨녀 (薛氏女) 같은 작품도 원래 나말여초에 전기소설로 창작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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