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사의 울타리한국철학회 춘계 학술발표회 발표문, 1998년 5월 30일, 고려대학교.철학사의 울타리이 승 종 (연세대 철학과 교수) 1. 태초에 주석이 있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철학자는 죽어서 언어를 남긴다. 철학은 개념어로 짜여진 이야기이다. 탈레스가 서양철학사에서 최초의 철학자로 꼽히는 이유의 하나는 그가 남긴 이야기가 철학사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탈레스 이전에 있었을, 그러나 소실되고 만 많은 철학 이야기들의 운명에 견주어볼 때 분명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남아있는 가장 오랜 철학 이야기가 탈레스의 것이기에 서양철학사는 그가 남긴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이야기를 듣고 읽으면서 자랐다. 우리는 듣고 읽은 이야기에 대해 말하거나 쓴다. 우리는 또한 듣고 읽은 이야기를 모방해서, 혹은 잇대어서, 혹은 그와 다른 방향에서 이야기를 계속한다. 철학자들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철학자 몽테뉴는 일찍이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어떤 다른 주제들에 관한 것보다 책들에 관한 책이 더 많다. 우리는 단지 서로에 대해 주석만을 쓸 뿐이다.이는 우리 시대의 철학자들에게도 타당하다고 본다. 예컨대 무어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세계나 여타의 학문이 내게 철학적인 문제를 제기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나로 하여금 철학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했던 것은 다른 철학자들이 세계나 여타의 학문에 대해서 한 말이었다.데리다는 아마도 “주석만을 쓸 뿐”인 철학자의 대표격일 것이다. 문제는 그의 주석이 주석 되는 책보다 훨씬 길다는 것일 뿐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종종 몽테뉴의 명제에 대한 대표적 반례로 간주되어 왔다. 그는 제도권 교육과정에서 논의되는 고금의 철학 이야기를 거의 읽지 않았을 뿐 아니라 독창적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짜나간 천재(혹은 아마추어 )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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