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만식은 193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명으로서 이 시대의 많은 작가들이 사회와 시대의 영향을 받았던 것처럼 그 또한 시대의 영향을 입었으며 문학에 있어서도 밀접한 관련을 지니게 되었다. 1930년대는 우리 민족이 일제의 탄압을 받았던 시대로, 많은 우리 민중들이 일본인들과 친일세력의 가혹한 수탈을 당하던 시절이었다. 이런 때에, 자본을 지닌 신흥지주층들은 부당한 행위를 통해 부의 축적을 지속해갔으며 상대적 위치에 있던 대다수 농민과 하층민들은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기회마저도 제공받지 못하는 삶을 살아야만 했다.
이런 타락되고 부조리한 30년대 사회의 현상과 함께 일제는 또 하나의 탄압책으로써 우리문화말살정책을 자행했으며 이러한 정책은 한국문학계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문학계의 가장 큰 변화라면 우선 카프의 문단 등단과 해체를 들 수 있는데, 카프는 30년을 전후하여 사회주의적 성격을 띠는 문학을 전개하였으며 좌파로서 일제에 항거하였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채만식은 다른 많은 식민지 지식인(작가)들과 마찬가지로 반일의식을 지니게 되었으며 이런 의미에서 카프의 사상에도 의식적으로 동조하였다. 그러나 일제의 검열이 심화되면서 반일감정을 직접적 서술로 표현하던 방법을 피하고 사회에 대해 관찰자적 위치를 지닌 화자로서 그 성격을 달리하게 되었다. 이것은 그의 초기 작품과 30년대 초기 소설, 즉 「세길로」(24), 「화물 자동차」(31), 레디메이드 인생」(34) 등이 사회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한 반면, 30년대 후반 소설인 「탁류」(37), 「태평천하」(38)가 그 시대를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적 서술을 사용하지 않고 풍자나 리얼리즘2)에 의존한다는 것에서도 밝힐 수 있다. 결국, 그는 일제시대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지녔으며 지식인(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지주계층의 타락상과 하층민의 비인간적 생활에 대해 비난과 동정을 하고 있으며 소설에서도 이같은 시대의 부조리를 폭로(그 방법이 직설적이든 간접적이든)하고자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그는 일제의 강력한 탄압정책 속에서도 자신의 반일적 감정과 시대반영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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