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통해 WMD 드러나면 美 명분 입증되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승인없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 방침을 발표했어요. 1991년 걸프전 이후 12년 만에 재개되는 미국의 대(對) 이라크 전쟁은 유엔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당한 전쟁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공격하는 미국의 논리와 이번 사태로 존립 위기에 놓인 유엔의 미래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기로 해요.
1. 미국이 유엔의 승인 없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부시 대통령은 지난 17일 대국민 연설에서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독재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를 마련해야 할 유엔 안보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제 우리가 그 역할을 대신하려고 한다`고 공격 이유를 밝혔어요. 이와 함께 미국은 테러 집단이나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선제공격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요. 이라크는 알 카에다를 비롯한 여러 테러 집단들을 지원하고 있고, 대량살상무기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무기들로 이라크가 미국을 공격하기 전에 먼저 공격해야 한다는 거지요. 미국은 또 기존의 유엔 안보리 결의 중 이라크에 대한 무력행사를 승인한 90년의 678호와 이라크의 무조건적인 무장해제를 요구한 687호, 1441호가 이미 무력 사용을 승인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어요.
2. 미국의 이같은 주장은 정당한 건가요.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프랑스.독일.러시아를 비롯해 많은 나라들은 미국이 제시하는 논리를 `억지 주장`이라고 비난하고 있어요. 현행 국제법상 무력 사용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유엔 헌장 제7조에 규정된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무력을 사용하거나 유엔 안보리가 승인한 경우예요. 예외적으로 인권 보호라는 대전제(유엔 헌장 1조 3항, 55조) 하에 무력 사용을 인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유엔 헌장만 놓고 보자면 안보리 결의 없이 치러지는 이번 전쟁은 부당한 전쟁이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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