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시작된 삶”
ꡔ고백록(Cofessions)ꡕ에서 루소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왕자 공주들도 나처럼 세심하게 보호받지는 못했다.”라고 회상하지만, 이는 미화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 그가 제대로 보호받으며 성장하기는 어려웠을 듯하다. 어머니는 그를 나은지 9일만에 고열로 숨을 거두었을 뿐더러, 일곱 살 위의 형은 항상 ‘비행 청소년’이었기 때문이다. 열 네 살 되었던 해에는 아버지마저 재혼해 버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혼자 살아야 했다.
그는 일곱 살 때부터 책을 늘 가까이 하였는데, 열 두 살 때부터는 견습공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법원서기의 조수로 일을 배우다가 무능하다는 이유로 쫓겨났고, 곧이어 시계 제조에 필요한 동판 조각을 배우기 위해 기술자의 문하생(門下生)으로 들어갔지만 당시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 일인 휴일에 제네바 성벽을 늦게까지 산책하는 일로, 산책이 길어진 나머지 성문이 닫혀서 종종 숙소에 못 들어가기까지 했는데 그때마다 주인의 잔인한 질책과 뭇매가 이어졌다. 열 여섯 살이 되던 1728년 어느 날, 루소는 산책 중에 성문이 닫혀버리자 마침내 숙소로 돌아가기를 포기해 버린다. 그리고 자신의 진정한 삶을 찾아 무작정 방황의 길을 떠난다. 그는 정말 헛된 바람만큼 떠도는 생활 속에서 스스로를 성숙시켜 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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