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제국쇠망사 전9권 : E. 기번, 김영진 역, 대광서림, 199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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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istory of the Roman World753-1
본문일부/목차
1. 개관
2. 선사시대
3. 금속시대
4. 그리스인 로미안 이민족
5. 중세
6. 르네상스 시대
7. 근대 유럽의 출현
8. 군주제 시대
9. 혁명과 산업사회의 성정
10. 1914년 이후 유럽의 사회와 문화
11. 참고문헌 계몽주의
계몽주의는 운동인 동시에 사상이었다. 이 용어는 유럽 지성사의 한 단계를 나타내지만 개혁안을 뚜렷이 제시하는 데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공통된 확신에서 영감을 얻은 영향력 있는 지식인들은 개혁안에서 특정한 비판대상과 행동계획을 밝혔다. 세계 문화사적 관점에서 볼 때, 17세기 프랑스인들이 문화적 우월성의 토대를 놓을 수 있었고 계몽주의 철학자들에게 18세기 유럽의 교사 노릇을 하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준 것은 프랑스어가 유럽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철학의 영역이 종파적 또는 민족적 이해관계보다 더 상위에 있다는 생각은 사상전파에 도움을 주었다.
계몽주의 철학자들은 2가지 유산 가운데 하나인 고전을 거부하거나 재해석하고 그 나머지 하나인 그리스도교를 맹렬히 공격함으로써 자신이 스스로의 운명을 지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들은 고전 세계에 친밀감을 느꼈고 그리스인과 로마인의 업적을 찬양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그리스인들은 자연 속에서 규칙성을 발견했고 자연을 지배하는 원리인 이성적 정신을 발견했으며, 로마인들은 그리스 문화를 받아들였지만 새로운 질서와 생활방식을 마련하는 데 이바지했다. 교회법과 로마 법은 대부분 로마인들이 만든 법률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일부 계몽사상가들은 고전작가들의 사상과 언어에 몰두하면서도 신앙에서는 혼란을 느꼈고, 신이교주의의 형태 안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대신할 대안을 찾았다. 도덕성은 이성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문학과 예술 및 건축에는 교육받은 사람들의 취향에 알맞도록 새로운 규칙과 기준이 이미 세워지고 있었다.
태양 중심적인 견해를 지닌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의 새로운 천문학이 받아들여지자 종교적 믿음과 도덕적 원칙 및 전통적 자연관 사이의 확고한 관계가 흔들렸다. 이 과정에서 수학이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르네 데카르트의 말을 빌리면, 수학은 "양과 척도에 대해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일반과학이며 어떤 응용과학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수학자들은 추론과 합리적 확실성 사이의 간격을 메울 수 있었다. 그리하여 요하네스 케플러는 원뿔의 단면을 연구하다가 행성의 운행법칙을 발견하게 되었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다른 길을 따라 나아갔다. 새로운 과학은 여러 사람이 협력하는 조직적 실험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실험 결과는 체계적으로 기록되어야 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연구를 통해 우선 충분한 자료를 모은 다음, 그 자료를 토대로 귀납적 추론을 거쳐야만 비로소 일반법칙을 확립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리하여 과학적 노력의 두 기둥인 합리론과 경험론이 확립되었다. 계몽된 사람들은 이 두 기둥 사이에 더 나은 세계를 위한 지도의 밑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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