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지치고 힘들 때면, 하늘은 고난을 견뎌낼 만한 사람에게 그만큼의 고난을 주는 것이라고, 지금의 쓰디쓴 고통 뒤에 반드시 달콤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자위한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상황이 악화되어 정말로 어찌할 방법을 도무지 모르겠을 때에는 고통 뒤의 열매는 필요 없으니, 날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는지, 그렇게 큰 사람이 되고 싶지도 않은데 왜 자꾸 날 성가시게 하는지 하늘을 원망해 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도 상황이 더욱 더 나빠져 세상 앞에 나는 그저 자그마한 먼지일 뿐이라는데 생각이 미치면 궁극에는 다시 하늘에 대한 믿음으로 돌아가 버리고 만다. 이와 같은 내 사고의 추이를 반성해보면서 내 운명의 궁극적인 결정자는 나 스스로인가 아니면 신이란 말인가? 라는 물음을 던져본다.
이러한 물음은 다시 신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지, 그것은 나와 어떤 관계에 있는 것인 지라는 물음을 갖게 한다. 신은 나의 창조주라고 상정하고 나를 비롯한 인간세계를 지배하는 초월적 존재로 본다면 내 운명의 궁극적 결정자에 대한 나의 물음은 쉬이 풀린다. 모든 의문은 이 세상 건너 저 편에 있는 초월적 신의 뜻이 그러하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면 될 터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문제해결방식은 진정 내가 나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회의를 갖게 한다. 나의 삶이 내가 아닌 어떤 초월적 존재에 의해 결정되어버리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니 나는 나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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