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시사에서 1930년대 모더니즘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우리 문학의 현대성을 드러내는 한 지표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는 사실 때문만이 아니라, 그 이후 한국 현대 시문학사 상의 중요한 이정표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년대의 낭만주의적인 시와 카프 계열의 리얼리즘시를 넘어 본격적으로 현대화된 시문학의 시대를 연 것이 바로 이 시기의 모더니즘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모더니즘에 대한 기존의 논의는 다양한 관점에서 이루어져왔다. 모더니즘시에 대한 기존 논의의 관점 중 하나는 서구 모더니즘과 비교하는 비교문학적 관점이며, 또 하나는 문학사적 의의에 대한 연구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모더니즘시는 다분히 부정적인 모습을 지닌 것으로 나타난다. 모더니즘 자체의 이론을 완전히 체계화시키지 못하고 막연한 이국적 정서를 나타나는 여러 단어와 서구 취향, 그리고 도시적 감성의 무분별한 사용 등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들 논의는 다분히 기법적인 차원에서 서구 모더니즘과의 비교 분석에 초점을 둠으로써 30년대 한국 모더니즘 시를 서구나 일본의 원전과의 대비에 치우치거나 문학 기법의 혁신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그 결과 이들 시가 지닌 내재적 특성에 대한 탐색이 다소 부족한 결과를 초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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