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그너의 그랜드 오페라처럼 웅장한 음악의 감동을 빚어냈다." 1997년 뉴욕 링컨센터 극장 2층 베 란다에서 휠체어에 몸을 실은 불편한 몸으로 뮤지컬 <명성황후>를 보고 백남준씨가 건낸 말이다. 10억에
가까운 빚을 져가면서 혈혈단신으로 진출한 이역의 타지에서 들었던 감동스런 말 한마디는 마치 성경 구절 이라도 되는 듯 지금까지 나의 생활 정서를 지배하고 있다.
공연의 철칙이라면 "있을 때 써먹어야 하고 갖고 있을 때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가슴에만 품고 있으면 사랑 받고 있는 줄 모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명성황후>는 100년 잠에서 깨어나 우리에게 노래했고 미국 땅에 건너가 '한국' 아니 '한민족'이란 깃발을 꽂았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02년 2월 명성황후는 세계 공연문화의 본산이자 대영제국의 심장인 영국 런던 땅에 진출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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