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은 「종북소선자서(鍾北小選自序)」에서 만물을 읽어내는 방법으로 성색정경(聲色情境)을 들었다. 먼저 ‘성(聲)’은 행간에서 울려오는 소리를 말한다. 읽은 것은 글이지만 마치 그 사람이 내 앞에 서있는 듯 또렷하게 그 음성이 들리는 것을 말한다. 즉 글을 쓴 이의 체취가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색(色)’이다. 글에는 빛깔이 있어야 한다. 빛깔은 화려하지 않고 은은하며 미묘하다. 감춤으로서 더 드러나는 아름다움, 또는 드러냄으로써 더 환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글의 의미를 드러내는 것도 이와 같다. 드러냄과 감춤 사이의 미묘한 저울질이 이것이다.
세 번째는 ‘정(情)’이다. 나는 기쁘다고 쓰는 대신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를 들려준다. 나는 외롭다고 말하는 대신 가을 하늘을 나는 외기러기의 울음을 얹는다. 내가 내 감정을 말하지 않아도 사물이 대신 이야기해 준다. 내 마음을 직접 토로하지 않고 자연에 빗대어 표현함이다. 거울과 같은 사물에 내 마음의 무늬를 비추어 보는 것이다.
네 번째는 ‘경(境)’이다. 먼 물을 그릴 때는 물결을 그리지 않는다. 파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화면 속에 한 사람이 두 손을 맞잡고 있다면 그는 지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사람이다. 일일이 시시콜콜 설명하지 않아도 그 의도는 전달된다. 주관적인 정(情)이 객관적인 물(物)과 만나는 미묘한 접점에서 빚어지는 어떤 것을 경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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