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파묘>는 연작소설 <<연년세세>>(2020)에 실린 첫 번째 소설이다. 이 글은 제목 그대로 파묘 의례를 다루고 있다. 이 글의 주요인물은 이순일과 그녀의 둘째 딸 한세진이다. 70대 노인 이순일은 자신의 할아버지이자 한세진의 외증조부의 묘를 수 십 년간 명절 때마다 돌보고 있었는데, 올해를 마지막으로 파묘하기로 결정한다. 파묘란, 묘를 파서 유골을 꺼내고 묘를 없애는 것으로, 이순일은 할아버지의 남은 유일한 피붙이인 자신이 노령으로 더 이상 묘를 돌볼 수 없게 되자 파묘를 결정한 것이다. 소설은 파묘일의 하루 일과를 중심으로 그려진다.
2. ‘46년생 순자씨’
소설은 할아버지의 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순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순일은 강원도 철원의 갈골이라는 곳에서 태어났고 거기서 부모와 사별한 뒤 다섯 살 나이에 갈골 근처 지경리 할아버지 손에 자란다. 일가친척 대부분은 한국전쟁 당시 피난을 가다, 간 곳 모르게 사라졌다. 이순일은 열다섯에 먼 친척에게로 보내져 그곳에서 시장 일을 돕다가 한중헌을 만나 결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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