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던, 페미니즘 대표소설이라 불리는 <82년생 김지영>을 오늘에 와서야 읽는다. 또래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이니 대충 어떤 이야기들이 나올지 짐작이 갔다. 그래서 읽지 않았다. 내가 살면서 보고 듣고 겪었던 불쾌한 경험들을 굳이 소설을 보며 되새김질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2016년에 <82년생 김지영>이 이렇게 열렬히 대중에게 읽히고 있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것이 이미 영화화까지 마치고 유행을 지난 듯한 이 소설을 뒤늦게 읽게 된 계기다.
놀랍게도 <82년생 김지영>은 급진적인 페미니즘을 내세운 소설이 아니었다. 인터넷에서 이 소설을 읽거나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를 보는 걸로 급진적인 페미니스트로 분류된다는 게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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