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쟁의 발단
조선 후기 노론계통의 학자들 사이에서 사람과 사물의 성(性)이 같은가 다른가를 놓고 벌였던 논쟁(人物性同異)에 관한 논쟁으로, 인물성이론(人物性異論)을 주장한 한원진의 견해에 동조하는 학자들은 주로 호서지방에 거주하였고, 인물성동론(人物性同論)을 주장한 이간의 견해에 동조하는 학자들은 주로 낙하지방에서 거주하였기 때문에 그들 간에 전개된 인물성동이론을 그들의 거주지를 중심으로 하여 지칭한 것이 이른바 호락논쟁이다.
조선조 중기까지의 성리학자들의 주요 관심사가 된 것은 하늘과 사람의 관계였다. 그 결과 사람의 삶의 바탕이 되는 하늘의 이치를 근거로 하여 하늘과 사람이 본래 하나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는데, 이러한 논리에서 보면 동물이나 식물의 삶도 본질적으로 하늘의 이치를 바탕으로 하므로 역시 하늘과 하나라는 사실이 성립된다. 이러한 이론이 성립되면 관심의 대상이 저절로 사람과 동식물의 관계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조선 후기에 인물성동이론이 활발하게 전개된 까닭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성리학에서는 원래 인간의 본성을 본연지성(本然之性)과 기질지성(氣質之性)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이에 따르면, 본연지성의 입장에서는 모든 사람이 동일한 존재가 되지만 기질지성의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각각 기질에 따라서 구별되는 존재로 파악된다. 그런데 이때 의문이 일어나는 것은 본연지성의 입장에서 볼 때 동물이나 식물까지도 모두 동일한 존재가 되는가 어떤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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