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껏 판타지를 소재로 한 많은 영화를 보아왔다. 워낙에 그런 소재를 좋아하는 터라 유명한 영화는 다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기예르모 델 토로가 제작한 ‘판의 미로’는 내가 본 판타지 영화 중 단연 최고라고 생각한다. 완성도 높은 구성과 짜임새, 그리고 불완전하기에 오히려 완전한 엔딩을 보여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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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의 미로’는 동화적 판타지와 파시즘이 잘 어우러진 어른들의 동화다. 영화에서 파시즘과 동화적 판타지는 서로 극과 극의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절묘한 대치를 이루고 있다. 이 두 가지가 영화 내에서 양립하며 전개되는 것 또한 아주 재미있는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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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에 대해 확실한 해석을 좋아하는 관람자들의 입장상 이것이 과연 해피엔딩인지 배드엔딩인지를 결정짓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것이 해피엔딩이다, 배드엔딩이다를 논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닐까 싶다. 누가봐도 이것은 기예르모 델 토로가 두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으려는 의도로 만든 엔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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