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영상이나 뮤지컬 등을 볼 때 내가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은 언제나 줄거리였다.
배우들 간의 관계 속에서 얻어지는 인간적인 교훈들과 내 안에서의 깨우침, 그를 심화시켜주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대사 하나하나에 집중했고, 더 나아가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글들을 쓰고는 했는데, 오페라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영상문화학과 라는 새로운 이름이 생긴 후 보게 된 엄청난 스케일의 공연. 물론 오페라 자체가 내가 그동안 봐왔던 것들과는 다른 성격-그러니까 줄거리나 연기력 등에 중점이 맞춰지기 보다는 노래나 공연무대 자체의 설정들에 초점이 맞춰진-이라서 였는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내 자신 자체로도 집중하는데 상당히 힘들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조금 더 재미있게 보려고 생각한 방법이 무대장치를 관찰하는 것이었다.
처음 나온 인어들의 바다를 표현 할 때도, 발퀴리들의 웅장함을 표현할 때, 지그프린트가 헤메이는 장면에서, 혹은 로겐이 불이 되어 브륀힐드를 감싸고 돌때 등. 상당히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배경들을 표현하는 장면들을 과연 한정된 공간에서 어떤 식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는지, 그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들과 회의가 이루어 졌는지, 오페라를 모두 보고서도 거기에 대한 감탄은 끊이지가 않았다. 물론 무대나 영상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난 주인공들은 배우다. 실제로 직접 우리에게 와닿을 수 있는 사람들도 배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까지 될수 있었던 요소들에 관해 이야기 한다면, 배우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들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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