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쭈어류의 작품 제목 ‘아시아의 고아’는 일제의 식민지배 아래 정체성을 잃고 헤매는 지식인의 모습을 나타낸다. 소수의 일제 관리들이 직접 수백만의 식민지인들을 접촉하면서 통치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들은 식민지 경영을 보조할 집단을 필요로 했다. 그 기능을 하도록 선발된 일부 식민지인들은 단지 식민 모국의 언어만 교육받는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가 표방하는 서구의 우월한 가치, 즉 자유, 평등 등 서구 사회의 사상도 동시에 교육받게 된다. 그러므로 이 계층은 처음에는 선발된 집단으로서의 특권에 만족하며 자신 스스로가 식민지인 임에도 불구하고 그 본연의 정체성을 망각한 채 지배 집단과 같은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을 갖고 살아가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동족에 대한 멸시와 자신의 뿌리에 대한 근본적인 부정이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식민지 지배 집단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하고 이에 불만을 갖게 된다. 그 결과 이들은 지배 집단에도, 피지배 계층에도 속할 수 없는 중간자, 즉 고아의 위치에 놓이게 된다. ‘아시아의 고아’는 일제의 식민 지배하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타이완 지식인 ‘후 타이밍’을 통해 이 부조리한 상황을 여실히 드러낸다. 본론에서는, 일반적인 식민지인들의 정체성과, 더 세부적으로 식민지 지식인으로써의 정체성, 그리고 식민지하 지식인들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식민지인들은 그들의 삶 속에서 정체성에 대한 갈등을 경험한다. 식민 통치가 시작되면 국민들이 오랫동안 따르며 살아온 삶의 규범들은 물론, 국가의 정책이 바뀌는 등 기본적인 삶의 테두리가 변화하게 된다. 그에 따라 충돌과 혼란이 나타나거나 혹은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적응과 추종이 일어난다. 소설 속에서는 식민지인의 두 가지 양상이 드러나는데 그것은 일본과 서구 문명에 대한 동경 현상과 저항 현상이다.
우선 일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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